서울 근교에 땅을 갖고 있는 김지주씨는 그 땅의 일부에 대해 곧 대단위 개발사업 승인이 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왕이면 이 기회에 그 땅을 자녀에게 증여하였으면 한다.

증여 시점의 증여세만 내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이때 꼭 짚고 가야 할 것이 증여세 포괄주의다.

포괄주의란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이 법률에 일일이 열거돼 있지 않아도 증여로 볼 수 있는 모든 경제적 이익을 과세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포괄주의 도입 이전에는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증여 시점에서만 세금을 내면 그 이후 증여받은 재산의 가치가 얼마나 증가하든 관계없이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증여세 포괄주의 도입으로 증여 이후에도 타인의 기여에 의해 재산가치가 상승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가치 상승분에 대해 추가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등이 재산을 증여받은 후 5년 내 개발사업이 시행된다거나 공유물 분할，형질 변경，사업의 인ㆍ허가，주식 출자지분 상장 및 합병 등의 사유(재산가치 증가 사유)로 재산의 가치가 3억원 이상 상승하거나 30% 이상 오르면 그 가치 증가분을 증여로 본다.

미성년자처럼 직업 연령 소득 재산 상태로 볼 때 스스로 개발사업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재산을 증여받고 그 이후 5년 안에 개발사업 등으로 현저한 재산가치 상승이 있었다면，이는 미성년자 등의 노력이라기보다는 타인의 기여에 의해 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서 '타인의 기여'란 △타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공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아 주식 등을 취득하거나 △특수 관계자로부터 빌린 돈 또는 특수관계자가 담보를 제공해 빌린 돈으로 재산을 취득한 경우다.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가치 상승분은 가치 증가 후의 금액에서 당초의 취득가액과 통상적인 가치 상승액，개발사업 시행 등에 소요된 비용 등을 차감해 계산한다.

이처럼 이제는 증여를 하고자 하는 경우 증여 시점의 재산가액에 대한 증여세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도 세금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증여세 포괄주의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다.

이현회계법인 현상기 세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