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그것은 사망 선고였다.

이 검사는 병에 걸린 사람 100명 중 99명을 찾아낸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 중 2명을 양성으로 잘못 판정한다.

양성으로 판정 난 사람들의 실제 발병률도 1000명당 1명에 불과하다.'

독일 생의학자들이 쓴 '알을 낳는 개'(한스 페터 베크 보른홀트.한스 헤르만 두벤 지음,염정용 옮김,인디북)는 이처럼 현대 과학의 오류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통계와 분석의 허점,우연과 실제의 혼돈,선거 여론 조사의 왜곡 등 '과학이라는 이름의 허구'를 파헤친 것.

예를 들면 이렇다.

한 국가연합에서 모자를 쓰는 습관과 폐암 발병에 관한 역학조사 결과 '모자를 쓰면 폐암에 걸린다'는 것을 밝혀(?) 냈다.

그러나 모자 생산 업체들은 똑같은 방식의 데이터를 분석해 '모자는 건강에 좋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제목으로 쓰인 '알을 낳는 개'도 마찬가지.식탁 위에 소시지 7개와 계란 3개가 있을 때 계란의 비율은 30%인데 개가 소시지 5개를 먹어치우자 그 비율이 60%로 늘어났다.

이를 놓고 계란 수가 2배로 늘어났으니 결국 개가 계란을 낳은 것 아니냐고 결론 내리는 해프닝까지 발생한다는 것.최근 110년간 대기 온도가 0.7도나 올라갔다는 통계도 '과거의 혹한기에서 아주 서서히 회복되어 가는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다는 얘기다.

384쪽,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