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도 한때는 푸대접을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 소개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에피소드 한토막.보수당 당수 시절이던 1977년 9월 대처 전 총리는 미국 석유업계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남편과 함께 휴스턴을 방문했다.

대처 부부가 묵은 곳은 휴스턴의 워릭호텔.영국 총리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저급 서비스'가 제공됐다.

머리를 다듬으려고 했지만 금요일 오후라 호텔 내 미용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전속 미용사는 고사하고 머리를 말려줄 사람도 없었던 셈.세탁시설엔 자물쇠가 걸려 있었고 다림질을 해줄 종업원은 퇴근한 뒤였다.

하이라이트는 저녁에 터졌다.

욕실 문고리가 사고를 쳤다.

대처 부부는 욕실에 갇힌 채 한참 동안 소리쳐야 했다.

이런 '대처의 굴욕'은 대처 부부의 방미 당시 휴스턴 주재 영국 총영사관의 로이 폭스 부영사가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관의 동료 앞으로 보낸 비망록이 30년 만에 공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폭스 부영사는 비망록에서 "대처 부부의 외출을 위해 대처 여사의 비서와 내 비서가 영사관에서 직접 세탁과 다림질을 했다"며 "그 호텔은 사실상 대처 일행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