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과학에서 실체 규명을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기(氣 )는 자기장이나 힘에너지가 아닌 제4의 순수에너지로 이해되고 있다.

기공(氣功)은 자연에서 기를 받아들여 신체 곳곳에 순환시킴으로써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하는 양생법이다.

심신의 기를 밝게 유지하고 원활하게 순환시키는 측면에서 요가 명상 우슈 등과 궤를 같이 하지만 목적이나 방법에 있어선 운동과 큰 차이가 있다.

흔히 기공이 지나치게 정적이어서 음(陰) 체질인 사람은 차라리 축구나 달리기 등산 같은 것을 하는게 낫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기공은 운동으로 대체될 성격의 것이 아니다.

기공의 3대 요소와 견줘볼 때 운동은 정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명상이 빠져 있고 기를 올리는 호흡법을 하지 않으며 기의 순환을 목적으로 하는 자세나 동작이 아니다.

물론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하면 기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비슷할 지언정 같다고 할 수 없다.

기공이 운동과 차별화되는 또 한 가지는 느린 동작을 통해 평소 사용하지 않는 지근(遲筋)을 가동함으로써 완전한 신진대사를 유도한다.

세포 단위까지 노폐물을 태워없앤다고 보면 된다.

태극권 등 운동법 위주의 기공은 요가와 비슷한 운동량을 쓴다.

한 시간에 150∼200㎉를 소모하므로 보통 속력으로 걸을 때와 대등하다.

기공은 크게 정신적 안정을 위한 명상법,단전호흡 또는 복식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법,체조 형태로 열량소모에 중점을 두는 운동법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법이다.

기공을 꾸준히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호흡에 실패하는 사람들이며 자칫 잘못하면 각종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초심자들은 하루 수행시간을 60분으로 잡는다면 이 가운데 30분 동안은 호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호흡을 위해 처음 10분은 정확한 자세를 가져 기가 원활하도록 해야 하며 호흡이 안정단계에 들어갔다면 이후 15분 동안 기를 전신으로 확산,조화를 이루게 하는 동작을 취한다.

마무리 5분은 기를 편안하게 아래로 내려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호흡이 익숙해지면 하루 30분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게 좋다.

운동을 하다가 중단하면 몸이 찌뿌드드하듯 기공도 하다가 안하면 건강이 나빠질 정도는 아니지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질병의 예방 및 치료효과를 보려면 장기간 꾸준히 해야 한다.

기공은 미국의 저명한 MD앤더슨암센터가 타이치(태극권의 변형)를 환자에게 가르쳐 암과 관절염 등의 치료에 활용할 정도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막힌 기의 순환을 뚫어 신경증 화병 등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적절한 운동량으로 통증에 대한 감수성을 낮추므로 두통 요통 류머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의 재활치료법이 될 수 있다.

기를 보충해 무기력감에서 탈피할 수 있다.

기공을 오래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므로 암 환자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훨씬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기공에 대한 과신은 금물이다.

신비주의를 강조하고 종교적 현실도피적 색채가 나는 수련단체는 피해야 한다.

호흡 자세 운동 등 3대 요소가 적절한 비율을 이루는 곳이 좋다.

또 '외기공'이라고 해서 치료사가 환자에게 기를 보내 치료하기도 하나 지나친 기의 방사는 치료사의 기를 탁하게 만들어 환자가 역효과를 볼 여지가 많다.

설령 치료사가 기를 전달하는 능력이 출중하다해도 수련자 스스로 기를 조절하는 느낌을 갖는 게 훨씬 중요하다.

기공을 잘못된 방법으로 하면 '기공병'에 걸릴 수도 있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호흡을 억지로 참고 길게 끄는 경우에 나타난다.

이럴 경우에는 얼굴이 상기되고 두통 어지럼증 혈압상승 목통증 어깨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기공을 중단하고 침 뜸 부항 한약 음악요법 테이핑요법 향기요법 등으로 기의 흐름이 원상 복구 되도록 해야 한다.

/김종우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


■ 기공수련에 대한 오해와 진실

1.기공은 젊은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

→활동성이 많은 젊은이들이 기공을 선호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증상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따라하게 된다.

2.기공과 요가는 별개의 양생법이다.

→기의 중심인 기공의 단전,요가의 차크라는 서로 비슷하다.

이상적인 상태로 기를 끌어올려 순환시킨다는 목적도 같다.

3.중국의 기공이 공력이 강하다.

→호흡을 중시하는 한국 기공에 비해 중국은 명상을 중시하는 의념기공으로 지나치면 신경증 등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4.산에서 혼자 수련해야 득공한다.

→현실을 외면한 수련은 활력있는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독학하면 잘못된 방법으로 수련해 병이 날 우려가 있으므로 경험 많은 지도자에게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

5.한번 득공하면 더 이상 수련할 필요가 없다.

→득공 후 수련을 멈추면 통상 3년이 못돼 기가 고갈되고 오히려 질병에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