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합해서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은 코스닥의 화우테크놀러지다. 지난해 말 3125원이던 주가가 지난 26일 기준 3만8000원을 기록하며 1116%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가장 많이 하락한 주식은 코스닥의 모코코였다. 86.57% 주저앉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최고 상승주는 대한화재. 지난해말 1800원이던 주가가 944.44% 올라 1만8800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최고의 하락주는 마이크로닉스였다. 지난해말 2195원이던 주가는 26일 기준 400원을 기록했다. 81.78% 폭락한 것이다.

두 시장의 대표 대박주와 쪽박주들은 어떻게 1년을 보냈기에 이처럼 상반된 길을 가게 됐을까?

그 사연을 들여다 보는 것도 투자자들이 내년 증시를 바라보는 데 좋은 지침이 될 것 같다.

◆ 대박주의 상승 공식

화우테크는 떠오르는 산업에서 ‘실적’으로 주가를 밀어올린 케이스다. 발광다이오드(LED)용 전구를 상용화하며 주가 고공비행의 활주로를 닦았기 때문이다.

올 초 형광등과 밝기가 거의 대등한 LED 전구인 ‘루미시트 램프’를 개발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 것이 상승의 시작이었다.

화우테크는 이후 6월 독일 Wincor Nixdorf International Gmbh에 19억여원의 공급계약을 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일본 루미다스사로부터 213억원 규모라는 거액의 LED조명 공급계약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이 회사 지난해 매출액의 145.72%에 달하는 규모였다.

대한화재의 상승공식은 ‘M&A(인수 및 합병)’였다.

대한화재는 9월초부터 매물로 나온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 상승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결국 이달 초 롯데그룹으로 인수가 확정되며 상승세를 마무리지었다.

◆ 쪽박주의 하락 공식

쪽박주들은 실적 부진 또는 잦은 경영권 교체 등 불안한 경영이 주가를 갉아먹었다고 볼 수 있다.

모코코의 경우, 경영악화, 유상증자 무산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주가가 연일 하락의 길을 걸었다.

큐앤에스 계열사인 모코코는 올초 모바일솔루션 개발사업을 정리하고 시스템통합(SI)과 바이오산업 등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하며 사업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 내몽고 두 곳의 광구 개발권을 지닌 홍콩 맥스에너지홀딩스를 인수하며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도 나섰다.

그러나 경영상태는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10월에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자회사인 마이진과 바이오메드랩을 통합하는 등 또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11월에는 신규 사업을 위한 132억원 일반공모 유상증자마저 청약이 불과 2000만원(청약률 0.15%)에 그쳐 실패하고 말았다.

이 같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결국 모코코의 대표이사가 그 책임을 지고 교체되는 불운을 맛봐야 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의 최고 부진종목 마이크로닉스(옛 대유)는 잦은 경영권 매각과 대주주의 횡령 등 부실기업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중국 탄광개발 사업 진출 소식을 전하는 등 자원개발주에 이름을 올리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3월말 최대주주인 이종훈 전 대표 측이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공시가 나오며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4월 중순 투자기법의 적법성 논란을 빚었던 화이델인베스트 관계사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한달 만인 5월 중순 이 매각 계약이 해지되고 기호영씨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대주주가 바뀌자마자 마이크로닉스(당시 대유)는 파인디지털에 대해 적대적 M&A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새 최대주주 기호영씨는 7월초 다시 지분과 경영권을 리챠드 H 리씨에게 매각했다. 동시에 오태희 오빌홀딩스(현 엠앤이엔씨) 대표 등에게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오태희 대표는 이용호 게이트의 주역 이용호씨의 측근으로, 오빌홀딩스는 이용호씨가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9월7일 마이크로닉스는 이 회사 지분을 100% 사들여 자회사로 만들었다.

잡음은 계속됐다. 10월초 리챠드 H 리씨는 최대주주 기호영씨가 지분 및 경영권 매각 계약을 맺고도 주식을 인도하지 않았다며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냈다. 이어 11월초에는 마이크로닉스가 기호영씨와 이성용씨, 임운희 대한은박지 대표, 이종훈 마이크로닉스 전 대표 등을 파인디지털 관련 어음발행 및 대한은박지 담보제공과 관련해 사기 및 횡령,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11월중순 3자배정 유상증자로 마이크로닉스의 최대주주가 된 엠엔개발도 마이크로닉스의 주가 하락을 거들었다. 12월초 마이크로닉스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엠엔개발은 마이크로닉스의 이한영 현 대표가 대주주인 회사다.

지난 20일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30대1 감자를 결의하자 하한가로 추락,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