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주에 투자하는 테마펀드가 평균 이상의 좋은 수익률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 증시에서 지주회사들이 큰 축을 형성하며 초강세를 보인 덕에 관련 주식을 편입했던 일부 펀드는 상당한 성과를 냈다.

다만 그룹주펀드의 원조격으로 지난해 상위권을 휩쓸었던 '삼성그룹주펀드' 시리즈는 올해 주식형 평균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지주사 테마 그룹주펀드 두각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그룹주펀드들은 연초 이후 35∼55%대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단연 돋보인 상품은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으로 클래스A1형의 경우 27일 기준으로 55.30%,클래스C1형은 54.10%를 기록해 각각 1,3위에 올랐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 평균치(39.01%)를 15%포인트 이상 앞서는 좋은 성적이다.

이 펀드는 약관상 편입 주식의 절반 이상을 SK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10월 말 기준으로 보유 종목 상위 10개 중 7개가 SK 계열사다.

SK에너지가 11.0%로 보유 비중이 가장 높고 SK(8.33%) SK케미칼(6.93%) SK가스(3.95%) SKC(3.80%) SK네트워크(3.60%) SK증권(2.80%) 등의 순으로 편입해 놓고 있다.

올 들어 SK증권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 180.1% 급등해 펀드수익률에 톡톡히 기여했고 SK(101.6%) SK케미칼(88.4%) SK가스(54.0%) 등의 상승률도 높았다.

올해 1,2월에 설정돼 연간 순위에서는 빠졌지만 설정 이후 누적치로는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와 'CJ지주회사플러스'의 수익률도 눈부시다.

1월15일 설정된 'CJ지주회사플러스'의 경우 클래스A는 70.21%,클래스C1은 68.71%의 수익을 내고 있다.

지주사 또는 지주사 전환이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이 펀드는 올해 지주사 테마바람의 최대 수혜 펀드로 떠올랐다.

10월 말 기준으로 주요 보유 종목은 현대중공업(3.68%) 삼성물산(3.63%) 포스코(3.43%) 한화(3.32%) LG(3.28%) 등이다.

올 들어 주가상승률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257.1%,삼성물산은 134.6%에 달한다.

2월 초에 출범한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도 클래스별로 48∼49%대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삼성그룹주펀드'는 시리즈별로 올해 35∼42%대의 수익을 올려 주식형 평균치 수준에 그쳤다.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은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편입 비중이 8.6%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7%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내년 전망은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룹주펀드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승준 CJ자산운용 팀장은 "주요 기업들이 과거처럼 신규 사업에 나서기보다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산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어 주가에도 긍정적"이라며 "다만 올해처럼 지주사 전환 소식만 나오면 무차별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며 펀더멘털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로인 관계자는 "그룹주펀드와 같은 테마형 상품은 분산 차원에서 대안 상품으로 적절히 활용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