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의 활동을 보면 이명박 당선자 특유의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인사를 할 때까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지만 일단 확정되면 '속전속결'식으로 밀어붙이는 그의 특징이 그대로 배어 있다.

이 같은 이 당선자와 인수위의 활동은 5년 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과도 뚜렷하게 대별된다.

◆5년 전과 뚜렷한 대비

인수위 일정을 보면 숨이 가쁠 정도다.

인수위원 인사가 확정된 것은 26일 오후였다.

이 당선자는 발표 직후 임명장을 주고,이어 현판식을 가졌으며,저녁엔 간사단 회의까지 주재했다.

전문위원과 실무진 인선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출범식을 가진 것이다.

인수위는 다음날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전체회의 자리에서 8개 아젠다를 과제로 확정했다.

내친김에 상당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정부 조직 개편안을 보름 안에 내놓겠다고 했다.

2002년 당시 대선 이후 일정과 비교해 보면 모든 게 한발 앞서갔다.

5년 전엔 현판식과 첫 간사단 회의는 위원 인사(26일)가 있은 지 4일 만인 30일에 열렸다.

아젠다 발표는 해를 넘겨 2003년 1월7일에야 이뤄졌다.

지금보다 11일 늦은 셈이다.

아젠다 내용도 대별된다.

노 당선자 측 인수위는 한반도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지방 분권과 국가 균형 발전,정치 개혁 등을 강조했다.

반면 이 당선자 측은 민생경제를 맨 위로 올렸고 투자 활성화,청년실업 해소 등 경제 부문에 방점을 뒀다.

재계와 첫 만남은 이 당선자는 28일인 반면,노 당선자는 사흘 늦은 31일 이뤄졌다.

◆'아침형 인간'

아침 회의 스타일도 대조적이다.

이 당선자 측 인수위는 당초 간사단 회의를 매일 오전 8시30분에 개최키로 했으나 1시간 앞당겼다.

'아침형'인 이 당선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당겼다는 게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당선자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뒤 곧바로 당 최고위원회의 시간을 1시간 앞당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노 당선자는 오전 8시로 잡혀있던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대해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회의가 오전 9시30분으로 늦춰지기도 했다.

닮은 점도 있다.

양 인수위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고위직 공무원 및 산하단체 간부 인사를 자제토록 정부 측에 요구했다.

또 설익은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인수위 출입기자들에게 보도 자제를 요청한 것도 공통점이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