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8일 "차기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친기업적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재계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정부와 재계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경련 회장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제가 '친기업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가장 큰 힘은 기업에서 나온다.

기업들은 수지가 맞지 않으면 투자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기업인들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와 관련 "정부가 어떻게 해야 투자를 늘릴 수 있는지 이야기 해달라"며 "언제든지 나에게 직접 전화로 연락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기업이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며 "많이 투자해 일자리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통령 당선자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날 간담회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건희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구본무 LG 회장,최태원 SK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 20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자가 대기업들의 이익단체인 전경련회관을 직접 방문한 것은 1979년 당시 최규하 대통령 권한 대행이 전경련회관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28년만이다.

이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다음에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이 전경련"이라며 앞으로도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와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강력한 노사분규로 기업이 많은 피해를 입고 외국기업의 투자도 줄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새로운 노사문화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또 "부동산 정책에 다소 변화가 있겠지만 제가 취임했다고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며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지만,어디까지나 시장 경제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우리 기업인들도 당선자가 제시한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나갈 것"이라며 화답했다.

간담회 참석 기업인들은 "민관합동으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당선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관합동 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당선자도 같은 생각"이라며 "(위원회가) 구성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