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어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는 기업인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자는 특히 "기업이 잘돼야 국가가 잘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만큼 친기업적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 국정 운영의 핵심"이라며,"정부가 어떻게 하면 기업들이 투자하겠다는 것인지 직접 연락해서라도 제안해달라"고 강조했다.

당선자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첫 행보로 기업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闡明)한 것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환경에 대해 어느 때보다 큰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당선자의 이 같은 당부에 대해 재계 총수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되도록 각종 규제(規制)부터 과감하게 정비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내년에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런 만남과 분위기 자체가 새로 출범할 정부와 기업들이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무척 크다.

사실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 안팎의 기대치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 최우선'을 줄곧 강조해왔고,기업 실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회동이 관행적인 일과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당선자와 재계 총수들이 지금 우리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경제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기업투자의 걸림돌이 무엇인지,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한 당면과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참여정부의 지난 5년 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된 반(反)기업.반(反)시장적 분위기가 경제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아왔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기업인의 기업하고 싶은 마음,투자하고 싶은 마음을 짓눌러 경제심리와 투자의욕을 극도로 위축시킴으로써 결국 성장잠재력만 갉아먹고 미래의 성장동력 발굴에도 실패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질리 만무했던 것 또한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욕을 높임으로써 경제 활성화의 돌파구를 찾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해법이 아닐 수 없다.

기업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지금 기업들이 돈을 쌓아놓고만 있을 뿐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투자부터 살리는 게 급선무(急先務)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획기적인 규제개혁이 최우선적인 과제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또 재계 총수들이 한목소리로 건의했듯,기업인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게 하려면 시장경제가 존중되고 법치가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의 큰 장애요인인 불법적 노사분쟁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 첫단추를 꿴 만큼 이번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의 만남을 계기로 기업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보다 발전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당선자는 "경제 현안이 있을 때에는 언제든지 이번과 같은 만남을 가지자"고 제안했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면 투자는 저절로 활성화(活性化)될 것이고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