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경제의 최대 변수는 물가다.

두 자릿수의 높은 경제성장도 물가를 잡지 못하면 추진력을 잃게 된다.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다.

중국의 저가 공산품은 그동안 각국 소비자물가의 상승을 막는 안전장치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가뜩이나 비실거리는 세계 경제에 중국발 인플레이션 부담까지 얹혀지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

작년 한 해 중국 정부는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느라 진땀을 뺐다.

연초 돼지고기 값 폭등을 시작으로 지난해 식료품 전반의 가격이 뜀박질을 했다.

2%대 안팎의 안정세를 보이던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8월 6%대로 껑충 뛰었고 11월에는 상승률이 10년래 최고치인 6.9%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돈줄을 죄기 위한 각종 처방을 잇따라 내놓았다.

은행 예금ㆍ대출 금리를 여섯 차례나 끌어올렸고 지급준비율도 인상했다.

그러나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작년 한 해 중국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4.7%로 추정된다.

올해는 4.5% 정도가 될 것으로 중국 국가통계국은 예상하고 있다.

2005년(1.8%)과 2006년(1.5%)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위안화 절상 문제도 물가와 얽혀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되도록 낮은 수준에 묶어 두려 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저평가된 위안화는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수입물가를 높여 소비자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위안화 절상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중국의 최대 이벤트인 베이징올림픽은 '양날의 칼'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경착륙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올림픽 때까지는 괜찮겠지'라는 목표점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잠복해 있던 과잉유동성에 대한 걱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발 위기가 터질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잠복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올해도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8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10.7%로 예상했고 중국 정부도 두 자릿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