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망기관들이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연 4.7~5.1%.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이 5%를 넘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대세였지만,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치솟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여파가 심화되면서 성장률을 4%대로 낮추는 기관들이 늘고 있다.

아직은 경기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그러나 유가상승세가 지속되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조정을 받는다면 상승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고하저(上高下低)'전망 우세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7%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4.8%보다 소폭 낮게 본 것이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경기상승 흐름은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유가 상승세 지속,서브프라임 영향 확산 등의 하방리스크 요인이 예상외로 악화되면 국내경기 모멘텀이 크게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성장률이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4.9%,하반기 4.4%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5.0%의 연간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도 상반기(5.2%)보다는 하반기(4.6%)에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비해 LG경제연구원은 "미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반기에는 국내 경기도 조정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엔 이 같은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소비심리와 기업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며 상반기(4.9%)보다 하반기(5.0%)에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회복 속 설비투자는 둔화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4.3~4.7% 수준으로 늘어나 회복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사정이 나아지고 근로소득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전망기관에 따라 올해 취업자 증가 수를 30만~32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29만명)보다 늘어난 규모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국내에서 고화질TV 등 내구재 소비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악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부채상환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가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 둔화폭이 커지면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IT)부문의 설비투자가 다시 위축돼 전체 설비투자 둔화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그러나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될 경우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게 공통된 관측이다.

그러나 기대수준은 다른다.

한은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2.8%로 소폭 개선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새정부의 부동산 완화정책으로 인해 하반기로 갈수록 민간건설도 점차 회복,4.5%까지 증가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미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증가율이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견조한 증가율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같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유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더 크게 늘어 경상수지는 소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