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PGA투어와 LPGA투어에 '도핑 테스트'(doping testㆍ약물검사)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나 미국프로풋볼(NFL)에서처럼 골프계에도 '도핑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특히 보약을 잘 먹는 대부분 한국 선수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투어가 실시하는 무작위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도핑 테스트를 포함,2008년 1월부터 골프계에서 달라지는 것을 알아본다.

◆도핑 테스트 도입:한국 선수 약 40명이 활약하는 미LPGA투어는 내년 시즌 초부터,6명이 활약하게 될 미PGA투어는 7월께부터 도핑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도핑 테스트는 지난해 7월 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남자 골퍼들 가운데 10여명이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폭로한 것을 계기로 각 투어가 도입을 서둘렀다.

2∼3년 전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이 남자 골퍼 못지않은 근육을 자랑하며 미LPGA투어를 휩쓸 때에도 소렌스탐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았다.

미국 골프투어뿐 아니라 유럽PGA투어,영국왕립골프협회(R&A),미국ㆍ호주골프협회 등도 내년에 도핑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도핑 테스트는 무작위로 실시된다.

대회 중에는 물론 경기가 없을 때도 시간ㆍ장소에 상관없이 조사가 이뤄진다.

미PGA투어는 금지 약물로 스테로이드(근육강화제) 성장호르몬 마약류 베타블로커(협심증 고혈압 부정맥 방지에 쓰임) 등 10가지를 올려놓았다.

미PGA투어는 도핑 테스트에 처음 걸릴 경우엔 '1년간 자격 정지',두 번째 적발시 '5년간 출전 정지',그리고 세 번째 적발시엔 '영구 제명 및 벌금 50만달러'를 부과한다.

일단 걸리면 선수 생명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지는 셈이다.

미국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특히 긴장하고 있다.

김미현은 도핑 테스트에 대비해 6개월 전부터 보약은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일단 복용하면 수개월 동안 성분이 몸에서 검출되는 만큼 미리 대비하고 있는 것.최경주도 보약을 먹지 않고 '밥 힘'만으로 투어를 소화하기로 했다.

다른 선수들도 도핑 테스트에 대비해 복용해오던 보약을 끊거나,먹더라도 의사의 처방 아래 복용한다고 한다.

박병모 서울 자생한방병원장은 "일반적으로 한의사가 처방해준 보약에는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성분이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선수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마황ㆍ태반ㆍ반하ㆍ대마초 등 금지된 약재를 첨가할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골프규칙 일부 개정:동반자나 동반자의 캐디에게도 '거리'를 물어볼 수 있다.

개정된 규칙에서는 거리에 대한 정보 교환은 어드바이스로 보지 않는 것.로컬룰에서 허용할 경우 거리측정기도 사용할 수 있다.

또 벙커에서는 볼을 집어들어 자신의 볼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고,그에 따라 벙커에서 오구를 치면 종전과 달리 벌타를 받게 된다.

친 볼이 자신의 몸에 맞으면 올해까지는 2벌타였으나 내년부터는 1벌타로 관대해진다.

◆반발계수 제한:프로ㆍ아마추어를 불문하고 공식대회에서 반발계수 0.83을 넘는 클럽을 사용할 수 없다.

프로들은 지금도 0.83 이하 제품만 쓰지만,R&A가 마지막으로 아마추어들에게도 내년부터는 반발계수 제한을 가했다.

물론 일반 아마추어들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클럽 사용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