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29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첫 워크숍에서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숫자를 앞세워 목표를 세워놓고 거기에 맞춰 줄이겠다는 생각보다는 기능 조정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발언은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고 내각을 시급히 구성하기 위해 일률적인 감축보다는 부처별 기능 분석을 통해 겹치거나 불필요한 조직을 줄여나가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극히 당연한 처방이다.

기능 재조정을 통해 정부가 꼭 해야할 일만 남겨두고 시장에 맡겨도 될 일이나 학계가 맡아야 할 일 등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동시에 지방자치단체 등에 권한과 책임을 과감히 이양(移讓)하는 조치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기능조정이란 명분 아래 불필요한 인력과 조직을 그대로 둔채 일부 기능의 통폐합에만 그치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그래서는 안될 일이다.

기능 조정은 그에 따른 조직축소와 인력감축이 수반될 때 의미를 갖는다.

소관 업무를 이관하거나 통폐합한다고 해서 효율적인 정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공무원 총수가 그대로라면 권한 유지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가 줄어들지 않을 것임은 불보듯 뻔한 까닭이다.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이 작은정부 구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정부기능을 줄이고 비대한 조직의 군살을 도려내야 한다.

또 정부가 솔선수범을 보여야 공기업 민영화 등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개혁(改革)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인원과 조직을 함께 줄이는 것만이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규제 축소를 통해 경제활력을 되찾는 지름길이 아닐 수 없다.

정부 조직 개편의 초점은 기능 재조정 못지않게 공무원 수의 감축,소수 대(大)부처체제 전환 등에도 맞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