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장과 따로 노는 금융감독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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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의 전문성에 대한 증권업계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알만 하면 자리를 옮기는 탓에,제도 검토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란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ELW(주식워런트증권)시장 제도 개선안도 그 중의 하나다.
이번 개선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기초자산 발행 종목이 확대되고 유동성 공급기간도 늘어난다.
유통되고 있는 ELW를 더 발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선안에 대해 증권업계나 투자자들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LP(유동성공급자) 담당자는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해부터 증권업계에서 금융감독당국에 계속해서 건의했던 사안"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푸념했다.
제도 개선이 늦어지는 사이에 투자자들 상당수가 이미 ELW시장을 떠나버렸다는 얘기다.
실제 1년 전만 해도 3000억원이 훨씬 넘던 ELW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9월 이후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뒷북정책'의 한 원인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전문성 결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LP 관계자는 "길어야 2년인 감독당국 담당자가 겨우 업무파악을 할만 하면 다른 부서로 가버린다"며 "새 담당자가 오면 ELW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이해시켜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나마 이번에 발표된 '개선안'에도 현실적인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호가 제시 규정만 보더라도 그렇다.
'LP는 즉시 호가를 제시해야 한다'고만 규정해 놓고,'즉시'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투자자가 민원을 제기하면 걸릴 수밖에 없고,아니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게 현실이란 얘기다.
이래저래 미비한 규정의 폐해는 투자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한 ELW 투자자는 "차라리 내년 상장되는 개별주식선물로 옮겨갈 생각"이라며 체념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무원과 공기업 조직에 대해 손을 볼 모양이다.
인력을 줄이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과 괴리된 감독당국 '전문성'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김재후 증권부 기자 hu@hankyung.com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알만 하면 자리를 옮기는 탓에,제도 검토만 하다가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란 지적이다.
최근 발표된 ELW(주식워런트증권)시장 제도 개선안도 그 중의 하나다.
이번 개선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기초자산 발행 종목이 확대되고 유동성 공급기간도 늘어난다.
유통되고 있는 ELW를 더 발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선안에 대해 증권업계나 투자자들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LP(유동성공급자) 담당자는 "이러한 문제점은 지난해부터 증권업계에서 금융감독당국에 계속해서 건의했던 사안"이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푸념했다.
제도 개선이 늦어지는 사이에 투자자들 상당수가 이미 ELW시장을 떠나버렸다는 얘기다.
실제 1년 전만 해도 3000억원이 훨씬 넘던 ELW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9월 이후 1000억원대로 급감했다.
'뒷북정책'의 한 원인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전문성 결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증권업계의 또 다른 LP 관계자는 "길어야 2년인 감독당국 담당자가 겨우 업무파악을 할만 하면 다른 부서로 가버린다"며 "새 담당자가 오면 ELW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이해시켜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그나마 이번에 발표된 '개선안'에도 현실적인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호가 제시 규정만 보더라도 그렇다.
'LP는 즉시 호가를 제시해야 한다'고만 규정해 놓고,'즉시'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투자자가 민원을 제기하면 걸릴 수밖에 없고,아니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가는 게 현실이란 얘기다.
이래저래 미비한 규정의 폐해는 투자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진다.
한 ELW 투자자는 "차라리 내년 상장되는 개별주식선물로 옮겨갈 생각"이라며 체념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무원과 공기업 조직에 대해 손을 볼 모양이다.
인력을 줄이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과 괴리된 감독당국 '전문성'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김재후 증권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