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새해를 손꼽아 온 사람들이 있다.

2008년을 빛낼 각계의 주역들이다.

이들은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품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심지어 우주를 무대로 뛰게 된다.

올 한 해 우리 국민들에게 '꿈과 감동'을 선사할 인물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1년여에 걸친 훈련을 받고 우주에 대한 설렘은 더욱 커졌습니다.

물론 두려움도 있고요.

우주로 가는 실크로드를 여는 우주인이 되겠습니다."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고산씨(高山.32)가 올해 4월 우주로 가기에 앞서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에게 신년 포부를 밝혔다.

그는 1년여간에 걸친 꿈을 향한 훈련을 마친 뒤 4월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우주 여행을 하게 된다.

ISS에서 10일간 머무르는 동안 그는 우주 음식 테스트 등 18가지 과학 실험을 수행한다.

"2004년 해발 7500m의 파미르 고원 무즈타크 아타산을 등반할 때와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아타를 등반할 때에는 혼자 올라갔지만 지금은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과 못다한 우주인의 꿈을 간직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기대와 바람이 등 뒤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름과 똑같은 고산으로의 등반은 개인의 의지가 있으면 실현 가능한 것이지만 우주 비행은 한 사람을 우주에 보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모여야 이뤄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래서 어떤 어려운 훈련도 힘들게 여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가 경험했던 가장 어려웠던 훈련은 흑해에서 받았던 해양 생존 훈련.바다에서 우주인이 불시착했을 때에 대비해 받는 훈련으로 착륙 모듈 내에서 우주복을 벗고 방한·방수복을 차례로 갈아입으면서 60도가 넘는 내부의 열기를 견뎌야 했다.

심한 파도로 인한 멀미로 훈련이 끝난 뒤에는 4㎏이나 빠졌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베테랑 우주인인 샤리포프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는 언제나 차분하고 조용하고,잔잔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와도 같았습니다."

고산씨는 오는 4월 우주로 향하기 전까지 무척 바쁜 일정을 보내야 한다.

당장 2일부터 국내에서 '우주과학 임무 종합훈련'을 받는다.

소음측정 실험,대기 및 기상 변화 관측 실험 등 ISS에서 수행할 실험을 똑같은 장비와 절차로 지상에서 실험하게 된다.

오는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로 가 1주일 동안 ISS의 미국 모듈에 대한 훈련을 받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간다.

고씨는 서울 한영외고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군 복무를 카투사로 해 영어 구사에 능하다.

중국어도 잘하고 러시아어도 배워 3개 외국어에 능통한 우주인이 됐다.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 선수권대회에 서울대 복싱동아리 소속으로 출전,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1m70㎝ 키에 호남형이며 혈액형은 A형.

"우주에 갔다오면 우주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얘기해 주는 활동을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