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31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종무식을 갖고 대선 패배 극복을 통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날 종무식에는 의원 10여명만 참석해 시종일관 침통하고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친노 의원들과 정동영계 의원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대선 주자들도 예비 경선에서 컷오프한 천정배 의원과 추미애 전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불참했다.

오충일 대표는 "때로는 따가운 비판을 같이 해줬던 언론인 여러분의 쓴소리와 때리는 매를 잘 받아들였으면 보약이 됐을 텐데 저희가 잘 몰랐다는 것을 반성해본다"며 "대선 실패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싸워왔던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번 대선 패배는 새로운 게 아니라 지난 수년간 반복돼온 민심이반의 결과물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쇄신을 얘기하고 추진해 왔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자성하면서 "새해 벽두에는 그야말로 반성과 쇄신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쇄신위원장은 헤밍웨이의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해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 속에서 우리의 혼과 희망을 읽자"며 심기일전을 당부했지만 50여명의 당직자들은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었다.

사회를 보던 문학진 의원이 이날이 총선 100일 전임을 상기시키며 "2007년이 '백약무효'였다면 2008년 총선은 '기사회생'"이라고 분위기를 띄웠지만 가라앉은 분위기는 가시지 않았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