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지구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걸 뜻합니다."

31일 세계적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의 글로벌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 이성용 서울사무소 대표는 "서구 출신들이 도맡아 오던 이사회 멤버에 한국인이 들어간 것은 큰 영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이사회는 전 세계 베인앤컴퍼니의 전략과 운영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전 세계 350여명의 파트너 중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단 10명의 핵심 파트너들로만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는 모두 백인들로만 이뤄진 이사회에 아시아인이 뽑힌 것은 이 대표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아시아에서도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이며 삼성,현대·기아차,LG,포스코 등 글로벌 플레이어가 많아 한국 기업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세계 경영계가 한국 기업을 주목하는 이유로 '가족 경영(family business)'을 들었다.

"과거에는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한 한국 기업 특유의 지배구조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이제는 그런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건희 삼성 회장과 같은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적 안목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패러다임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특히 금융 분야에 전문 노하우를 가진 컨설턴트다.

그는 "한국의 금융산업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10년 동안 상당한 발전을 이뤄 이제는 일본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사모펀드(PEF)나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대해 노하우를 많이 축적한 만큼 향후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은 이 대표는 2000년 베인앤컴퍼니에 파트너로 입사해 2002년 서울사무소 대표,2004년 글로벌 디렉터,2005년 아시아태평양 정보기술(IT) 총괄대표,2006년 아시아태평양 금융대표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