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한반도대운하.새만금 신발전계획 등을 추진하기 위해 중동의 오일달러를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대운하.새만금 등 대형 국책사업에 소요될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이 당선자는 최근 인수위원회에 중동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고,외곽 교수자문그룹을 통해 중동지역 기업인과의 협의체를 구성키로 하는 등 석유자본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만금.대운하에 '오일달러' 유치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후보 시절 이전부터 중동자금의 활용에 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 측 주변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중동 석유자본의 국내 유치에 따른 제2의 경제도약 시나리오가 단순한 구상 차원을 넘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이 당선자는 특히 '중동 붐'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으로 오일달러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관계자는 "당선자가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으로 외국자본 유치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며 "새만금 일대를 문화.관광레저타운으로 조성하고 한반도대운하와 연계한 크루즈관광산업,서남해안 관광클러스터 개발 등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사업의 경우 단순 농업 위주의 계획에서 관광 및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새만금을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자"는 '이명박식(式)' 신발전계획이다.

당선자 주변에선 마카오.홍콩 등을 견제하기 위해 새만금 일부에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를 설립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두바이계 펀드 측에서는 한반도 대운하사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150억달러 규모의 의향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내 중소업체들의 중동 진출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중동' 전문가 전진배치

이 당선자는 중동 석유자본 유치를 위해 이 지역 전문가들을 잇따라 영입,전방위 인맥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면 위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외곽그룹에선 조동성 서울대 교수의 활동이 적극적이다.

조 교수는 이 당선자의 의중에 따라 국내 대형사업에 투자할 의향을 가진 중동지역 경제인들의 인맥을 구축하고 국내 경제인과의 비공식 협의체를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조 교수는 학계에서 대표적인 '두바이 예찬론자'로 불릴 만큼 중동지역 정세에 정통하다는 평이다.

이 당선자가 지난해 12월30일 인수위 투자유치TF 전문위원에 임명한 하찬호 이라크 대사의 역할도 주목된다.

역대 인수위에 중동지역 대사가 임명된 전례가 없음에 비쳐 이 지역 정.재계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하 대사를 발탁한 것은 중동권 인맥 구축의 중요성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12월25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에는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국제금융감독센터 회장이 전격 임명됐다.

엘든 회장은 지난해 10월25일 전북 새만금 현장방문 직전 이 당선자와 만나 "새만금발전계획을 새로 세우고 그 계획으로 세계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하겠다"며 외자 유치를 제안한 바 있다.

인수위 측은 "이 당선자의 투자 세일즈를 위한 영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취임 직후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하비브 알 뮬라 소장과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의 방한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