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겪은 대부업체들은 올해에도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생존 전략을 짜기 바쁘다.

대형사들은 광고 등을 통해 불법 대부업체와 합법 대부업체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인 반면 존립 위협을 받고 있는 소형사들은 합병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나서거나 불법 사채시장으로 숨어들어가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고금리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대부업체들은 2007년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지난 5월 드라마 '쩐의전쟁'으로 대부업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대부업체가 조회만 해도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는 뉴스가 연일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난 11월부터는 이자제한법 시행으로 법정 이자율이 66%에서 49%로 낮아졌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중소형 대부업체의 경우 조달금리가 15%가량 되기 때문에 49% 이자율 상한을 지키면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데이터베이스를 잘 갖추고 심사 기법이 발달한 대형사들은 견디겠지만 중소형사들은 불법 이자를 받지 않으면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도권금융시장이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도 대부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5년 만에 신용대출 시장에 복귀한 HK저축은행이 반년 만에 대출 잔액을 1300억원까지 늘렸다.

솔로몬저축은행 등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소액 신용대출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국민은행,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도 이르면 올해 소액 신용대출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에서도 이들 제도권 업체의 신용대출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대부업과 관련된 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대부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보자 시절 내세운 한계채무자의 신용회복 지원 공약에 따르면 신용대출 연체자에게 500만원까지 탕감해 주도록 되어 있어 자신들의 채권이 상각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반면 대형 대부업체는 어렵지만 아직까지는 견딜 만하다는 분위기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으며 올해 상장도 추진 중이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