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은 2007년 상반기 사상 최고의 수신실적과 순이익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라는 덫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시장에 활력이 돌아와 PF부실문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해외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체크카드 발급 등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PF 연착륙할까

저축은행들은 2006회계연도(2006년 7월~2007년 6월)에 사상 최고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06회계연도 결산에서 107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722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1% 늘어났다.

이는 1972년 저축은행 설립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자산도 전년에 비해 18.1% 증가한 52조8770억원을 기록,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호전됐다.

급성장의 배경에는 사업성을 담보로 아파트,상가 등을 개발하는 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는 부동산 PF대출이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부터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PF에 발목잡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사업장에 무더기로 나간 PF대출 회수가 어려워진 것이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12조4000억원에 이르고 연체율은 7월 말 기준 12.8%로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은 PF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지난 6월부터 PF대출 합계가 100억원 이상으로 3개월 이상 연체가 진행된 사업장에 대해 'PF대출 자율협약'을 적용해 이자감면과 신규자금 지원 등을 통한 사업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5000억원까지 급증한 자율 워크아웃의 성공여부도 내년 저축은행업계의 주요한 관심사다.

저축은행들은 시장 친화적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부동산 관련 규제들이 완화되면 PF대출이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M&A로 덩치키우기,공동브랜드 사용

저축은행들의 기업인수.합병(M&A)도 지난 한햇동안 활발했다.

자산기준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15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진저축은행을 인수,경기솔로몬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국영업체제를 갖췄다.

같은 달 27일 한국저축은행은 SLS캐피탈과 부민저축은행을 인수해 캐피털 업권에 진출하고 부산지역에 진출했다.

예금보험공사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좋은저축은행,대운저축은행,홍익저축은행 등 3개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묶어 내놓은 예아름저축은행은 치열한 인수전 끝에 지난달 27일 SC제일은행의 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NEA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7월9일 KGI증권을 1563억에 인수해 증권업에 진출했다.

현재 금감원 승인만을 남겨놓고 있으며 1월 중 인수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반면 한국저축은행이 시도했던 BNG증권중개 인수는 불발에 그쳤다.

한편 M&A를 통한 사업확대가 어려운 소규모 저축은행들은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멤버십 저축은행에 가입한 저축은행들은 공동 상호 사용,공동 상품 개발.판매뿐만 아니라 여신심사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대부분의 업무를 함께 취급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멤버십 저축은행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수익원 발굴 기대

M&A 이외에도 새수익원을 찾기 위한 저축은행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우선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 8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은행을 설립했다.

진흥저축은행은 미국의 교포은행인 퍼스트스탠다드 은행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베트남의 가미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베트남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동부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각각 PF대출 형태로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솔로몬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등도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2월부터는 저축은행들도 체크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며 3월부터는 자기앞수표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