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으로 불리던 중국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고전 중인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둔화를 상쇄하며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할 주도세력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런 평가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007년 중국 증시는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지난해 상하이종합지수는 5261.56으로 마감,96.66% 오르며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2년 연속 글로벌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올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1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상반기 10.5%,하반기 9.7% 성장하며 연간 기준으로 10.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불안정성이 커지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같은 성장 지속에 힘입어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현지 주요 증권사인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은 "중국 증시는 개방정도가 약해 외부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여서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업이익 증가세 지속도 낙관론의 근거로 꼽힌다.

중국 상장사들의 올 순이익 증가율은 작년(50~60%)보다는 낮겠지만 여전히 30% 정도로 고공비행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석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중국 경제는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중국만한 투자 대상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도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조정으로 인해 향후 12개월 예상이익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선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증권사들은 올 상하이종합지수의 고점을 7000선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지수대비 40% 정도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자오상(招商)증권의 경우 PER 24~40배 수준인 4500~7500선을 제시했다.

상황이 낙관적으로 전개될 경우 비이성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1만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들도 고점을 7000선 근처로 내다보고 있다.

선인완궈증권은 4500~7000선,홍위안(宏原)증권은 4300~7000선의 밴드를 제시했다.

변수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미국 경제 불안정이 소비 둔화로 이어질 경우 전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중국도 자유로울 순 없다.

중국 정부의 긴축 의지도 변수로 꼽힌다.

이석진 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증시 속도조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지난 2년과 같은 급등세 재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