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들은 지난해 빛나는 실적을 올렸다.

작년 초만 해도 인도증시는 고평가 논란과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위협 등으로 주목받지 못할 신흥시장으로 꼽혔다.하지만 하반기 세계적인 조정국면에서 인도시장은 이를 비껴가며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다 줬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발생한 후 미국의 영향권에 있던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인 조정을 받음에 따라 미국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도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간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와 '한국월드와이드인디아주식종류재간접''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주식형' 등 대표적 인도펀드들이 6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중국펀드 수익률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인도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둔화와 금리인하 추세 등이 여전히 이슈로 남아 있기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인도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지역 상위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또 기업이익 증가율을 웃도는 주가상승에 따른 증시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인도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세계 주요 증시 최상위권에 있으며 고평가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글로벌 증시는 과열수준과는 먼 냉각기에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논란은 시장의 관심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증시의 상승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반증으로 비쳐지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증시로 보여질 수 있어 상반기에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글로벌 투자자의 선호도가 성장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긴축정책을 쓰고 있는 중국보다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시장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투자면에서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신한BNP파리바 추문성 이사는 "전세계 25세 이하 인구의 25%가 인도인"이라며 "이는 소비와 인프라 투자면에서 성장잠재력이 어떤 사회보다 크다는 것을 얘기하기 때문에 인도증시는 장기투자 대상으로도 유망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도 "200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기초로 국가별 시장 가치를 살펴보면 2008년 경제성장률과 주당순이익(EPS)성장률이 가장 매력적인 국가 중 하나로 인도를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도증시의 버블논란이 확산되고 선진국 경기가 상승궤도에 진입할 경우 인도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석진 연구원은 "인도의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증시상승이 이어진다면 고평가논란이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옥석 고르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