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故人)이 된 이병철 삼성 회장,정주영 현대 명예회장,박두병 두산 회장,구인회 LG 회장 등 4명의 '라이프 스토리'를 다룬 만화책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청소년들에게 우리 기업인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만화 CEO 열전' 10만부를 발간,전국 1만1000여개 초ㆍ중ㆍ고교에 무료로 배포했다.

이 책자에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현대사의 격동기 속에서 벌어진 삼성 현대 두산 LG그룹의 창업과 성장과정이 자세히 묘사됐으며,창업 회장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과 역경 등 알려지지 않은 경영비화가 자세하게 소개됐다.

'재계의 거목-호암 이병철' 편은 △지기 싫어하는 소년 △선택은 내가 한다 △졸업장 없는 졸업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결재를 안 하는 사장 △돈은 돌고 돈다 △비료공장의 파란 △세계 제일을 향하여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10년 경남 의령의 부유한 양반집안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받은 쌀 300석을 종자돈으로 마산에서 정미소를 열며 사업에 첫발을 내딛게 된 과정과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를 대구에 세운 일 등이 기록돼 있다.

설탕과 옷 등으로 사업을 시작해 1960년대 금융ㆍ전자사업과 1970년대 중화학공업에 이어 1980년대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한국경제의 신화-아산 정주영' 편은 △꿈의 시절 △현대의 시작 △소양강 댐 △경부고속도로 △조선소 건설 △현대자동차 △88서울올림픽 유치 △서산간척지와 정주영 공법 △소떼 방북과 남북경협 등 정 회장과 관련된 일화들로 채워져있다.

1915년 강원도 통천군의 가난한 농군 가정에서 태어난 정 회장이 가난을 견디다 못해 네 번이나 가출한 일과 막노동꾼에서 쌀가게 점원으로,다시 미곡상 주인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 과정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청년시절 자동차 수리공장 인수를 시작으로 몇번의 실패를 거쳐 현대자동차를 설립한 과정과 1998년 6월 84세의 나이로 500마리의 소떼를 몰고 방북한 '사건' 등도 포함돼 있다.

"일에는 늙음이 없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안될 수도 있다는 불안은 단 1퍼센트도 갖지 않는다"는 등의 어록도 담았다.

'기업가 정신의 실천적 선각자-연강 박두병' 편에서는 박 회장이 부친의 회갑연을 열기 위해 13세의 어린 나이에 전국을 돌며 친척들에게 돈을 모은 일과 오비백주의 전신인 동양맥주의 탄생 비화,'박승직상점'이 두산으로 변모한 과정,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6년간 맡으면서 경제외교를 개척한 일화 등이 수록돼 있다.

'전자 화학 산업의 선구자-연암 구인회' 편은 구 회장이 "국민의 생활용품을 차질없이 만드는 것도 애국"이라며 럭키 크림과 치약,합성세제,플라스틱 제품에 이어 냉장고 에어컨 TV를 개발하기까지의 도전사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