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은 2008년 신년사에서 이구동성으로 올 한 해가 향후 금융판도를 바꿀 일대 전환기라고 규정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예금 이탈이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인 데다 보험업법 개정 및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으로 은행-증권-보험 간 영역이 파괴되고 무한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 때문에 "국민은행 10년이 올 한 해 결정된다"며 각오를 되새겼으며,신상훈 신한은행장도 "향후 2∼3년간 금융계 판도가 올해 결정된다"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은행장들은 올 한 해 리스크 관리 및 상품 경쟁력 강화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한편 해외 진출,투자은행(IB) 변신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 조직을 혁신하고 팀워크를 다져 1등 은행이 되겠다는 전의를 불태웠다.


◆내실 다지며 신성장 추진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은행으로서의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나치게 빠른 성장은 은행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올 한 해 정도를 지켜나가면서 건전 자산 위주로 적정 성장을 이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신 행장도 "조직의 내실을 튼튼히 다짐으로써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제고시키는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여수신 중심의 전통적 리스크 관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선진형 수익 구조에 상응하는 전방위적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고,김종열 하나은행장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영업의 전 분야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지속토록 하겠다"고 각각 방향을 제시했다.

은행장들은 해외 IB 등의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을 얻는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국민은행은 중국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현지 은행을 인수하고 중국에 두 곳의 지점을 개설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효과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우리은행은 중국 베트남 인도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연결,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수익원과 관련,기업은행은 IB 자산운용 카드 등을 강화키로 했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의 비중을 현재 25%에서 40%로 끌어올리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다른 은행보다 경쟁 열위인 카드 펀드 방카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지어 종합 금융 체제를 구축하며 신한은행은 기업 금융 채널을 활용해 IB 영업 기반을 강화키로 했다.


◆강한 승부근성 드러내

은행장들은 올해 금융 대전(大戰)에서 경쟁 은행을 딛고 최고 은행으로 우뚝 서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 행장은 "'우리는 이긴다'는 강한 승부근성과 '내가 팀이다'라는 오너십을 가져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뉴욕 양키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 같은 정신을 바탕으로 최고의 플레이와 이기는 조직의 대명사가 됐다며 벤치마킹 사례로 들었다.

박 행장은 '빠르고,크고,강한 은행을 건설하는 한 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으며 "규모에서 선두에 설 뿐 아니라 시장의 트렌드 및 영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최고 은행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윤 행장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회사들 간에 그야 말로 본격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며 "금년이야말로 진정 우리 기업은행의 실력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본부와 영업점 간의 팀워크,영업점 단위에서 팀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최고 종합금융그룹,아시아를 선도하는 글로벌 뱅크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