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보고했다간 혼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일부터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한 가운데, 이명박 당선인은 어떤 스타일의 보고를 선호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모들이 전하는 이 당선인의 스타일은 '대안형''문답형''실무형'이다.

이 당선인은 먼저 모든 보고에 대안과 실행계획을 함께 요구한다.

최근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 모 부처 고위 인사가 인수위 관계자에게 '생존논리'를 구구절절이 설명했고, 이 관계자가 다시 당선인에게 '뭐뭐인 것 같다고 하더라' '뭐뭐라고 한다'는 식의 보고를 했다가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라는 반응이 바로 돌아온다는 것. 통폐합 대상에서 빠져야 할 구체적인 이유와 대안을 제시하라는 설명이다.

이 당선인이 대안은 없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세는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당선인이 인수위 사무실에서 보고를 받을 때면 사색이 되어 문을 닫고 나오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 보고 내용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형식적인 것은 싫어하기 때문에 "~라고 보여진다"" 대략 몇 년 뒤에" "100여명 정도"라는 식의 '가정'보다는 "~이다""2009년 2월에 시행" "103명으로 꾸리겠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보고안(案)을 좋아한다.

당선인 측근인 조해진 공보특보는 "특히 브리핑이 간단명료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조 특보는 업무 보고 시 '333원칙'을 예로 들었다.

"예컨대 30초의 짧은 시간 동안 부처의 개혁안을 전달한다.

30초 안에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면 성공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다.

당선인이 관심을 보이면 3분 안에 다시 부연설명을 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 3분에 대해 집중한다면 다시 30분이라는 시간을 제공받는다."

이른바 준비된 말만 하고 사족을 달지 않는 설득에 강한 보고자가 되어야 당선인에게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