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투명경영보다는 오너자녀가 더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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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지주사 전환여부에 관심이 높은 롯데그룹이 최근 신격호 회장의 계열사 지분 증여 등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에 별로 흥미가 없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주요 재벌그룹 가운데서도 지배구조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신격호 회장 일가는 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칠성음료 등 제과업종 3사와 롯데쇼핑을 직접지배하고 있다. 동시에 제과3사는 상호 순환출자구조이고, 호텔롯데와 일본롯데 계열사들도 제과3사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형태다.
복잡한 가운데서도 그나마 롯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제과3사와 석유화학계열사, 롯데쇼핑 등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롯데미도파, 롯데리아, 푸드스타(TGIF) 등 유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호텔롯데의 지배하에 있는 롯데알미늄과 롯데산업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거꾸로 호텔롯데가 롯데리아, 푸드스타 등 유통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 등 롯데그룹사들은 서로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상장사인 롯데미도파를 비롯, 비상장사인 롯데브랑제리, 롯데알미늄, 롯데후레쉬델리카 등 4개 계열사에 자신이 보유한 약 2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을 나누어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미도파에는 롯데칠성, 롯데삼강,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캐피탈, 롯데상사 등 약 1700여억원 규모의 7개사 지분을, 롯데알미늄은 롯데미도파에 보통주 3만450주(약 346억원)를 넘기는 동시에 롯데건설로부터 4만8100주(50억원)를 받았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건설 보통주 12만8219주를 넘겨받았고, 롯데후레쉬델리카는 롯데로지스틱스 4.99%를 받았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신 회장의 주식 증여가 “롯데미도파 등 결손기업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 결손기업을 통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것”이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이 지분을 증여한 4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 이들 4사와 그 대주주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그 수혜를 입게 되는데, 롯데쇼핑은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과 장남인 일본롯데의 신동주 부회장이 각각 14.6%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또 롯데후레쉬델리카는 호텔롯데와 호남성유화학,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등 롯데 계열사들과 신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9.31%), 신회장과 서미경씨(전 미스롯데)의 딸 유미씨(9.31%)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다.
지난해 10월8일 교보증권의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시 양도세 등의 세금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정부에서 2008년에 순환 출자 해소시 발생하는 세금에 대해 과세이연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경우 부담이 적어진 롯데그룹이 순환출자를 풀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즉,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08년에는 롯데그룹에서 지주회사 전환 관련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었던 것.
그러나 이번에 신 회장의 증여 내용 중 롯데미도파 사례를 들여다보면 롯데그룹이 그다지 지주회사 전환의지가 없다는 해석을 낳는다.
롯데미도파는 원래 단일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79.01%를 보유하고 있는 단순한 지배구조에다, 다른 롯데계열사의 지분은 전혀 보유하지 않은 ‘깨끗한’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에 롯데미도파가 신 회장으로부터 7개 계열사의 지분을 증여 받음에 따라 롯데그룹은 지배구조를 정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만든 셈이다.
아무래도 롯데그룹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투명한 경영을 도모하기보다는 오너 자녀들의 재산 증식 쪽에 관심이 더 큰 것일까.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
롯데그룹은 주요 재벌그룹 가운데서도 지배구조가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신격호 회장 일가는 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칠성음료 등 제과업종 3사와 롯데쇼핑을 직접지배하고 있다. 동시에 제과3사는 상호 순환출자구조이고, 호텔롯데와 일본롯데 계열사들도 제과3사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형태다.
복잡한 가운데서도 그나마 롯데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제과3사와 석유화학계열사, 롯데쇼핑 등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으며, 롯데미도파, 롯데리아, 푸드스타(TGIF) 등 유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호텔롯데의 지배하에 있는 롯데알미늄과 롯데산업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거꾸로 호텔롯데가 롯데리아, 푸드스타 등 유통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 등 롯데그룹사들은 서로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상장사인 롯데미도파를 비롯, 비상장사인 롯데브랑제리, 롯데알미늄, 롯데후레쉬델리카 등 4개 계열사에 자신이 보유한 약 2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지분을 나누어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미도파에는 롯데칠성, 롯데삼강,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캐피탈, 롯데상사 등 약 1700여억원 규모의 7개사 지분을, 롯데알미늄은 롯데미도파에 보통주 3만450주(약 346억원)를 넘기는 동시에 롯데건설로부터 4만8100주(50억원)를 받았다.
롯데브랑제리는 롯데건설 보통주 12만8219주를 넘겨받았고, 롯데후레쉬델리카는 롯데로지스틱스 4.99%를 받았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신 회장의 주식 증여가 “롯데미도파 등 결손기업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 결손기업을 통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것”이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 회장이 지분을 증여한 4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 이들 4사와 그 대주주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그 수혜를 입게 되는데, 롯데쇼핑은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과 장남인 일본롯데의 신동주 부회장이 각각 14.6%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또 롯데후레쉬델리카는 호텔롯데와 호남성유화학,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삼강 등 롯데 계열사들과 신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9.31%), 신회장과 서미경씨(전 미스롯데)의 딸 유미씨(9.31%)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다.
지난해 10월8일 교보증권의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시 양도세 등의 세금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정부에서 2008년에 순환 출자 해소시 발생하는 세금에 대해 과세이연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경우 부담이 적어진 롯데그룹이 순환출자를 풀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즉, 세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08년에는 롯데그룹에서 지주회사 전환 관련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었던 것.
그러나 이번에 신 회장의 증여 내용 중 롯데미도파 사례를 들여다보면 롯데그룹이 그다지 지주회사 전환의지가 없다는 해석을 낳는다.
롯데미도파는 원래 단일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79.01%를 보유하고 있는 단순한 지배구조에다, 다른 롯데계열사의 지분은 전혀 보유하지 않은 ‘깨끗한’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에 롯데미도파가 신 회장으로부터 7개 계열사의 지분을 증여 받음에 따라 롯데그룹은 지배구조를 정리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만든 셈이다.
아무래도 롯데그룹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투명한 경영을 도모하기보다는 오너 자녀들의 재산 증식 쪽에 관심이 더 큰 것일까.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