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57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130억달러로 잡았다.

산자부가 2일 발표한 '2007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5% 증가한 332억5000만달러,수입은 24% 늘어난 341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8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월별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2003년 3월 4억9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12월 수출은 석유제품(71.4%) 액정디바이스(52%) 선박(43.4%) 일반기계(41.8%) 등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반도체 수출액이 가격 약세로 18.9%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가 12% 증가에 그쳤다.

반면 원유(40.1%) LNG(49.6%) 등 원자재 수입이 30% 늘었고,자본재 수입도 19.7% 증가했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량은 8% 줄었으나 원유 도입 단가는 52.3%나 상승했다.

한편 작년 연간 전체로는 수출이 14.2% 증가한 3718억달러,수입이 15.3% 늘어난 3567억달러로 15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총 무역 규모는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산자부는 개발도상국 중심의 경기 호황과 주력 상품 경쟁력 향상 등으로 고유가,원화 강세 등 불리한 대외환경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산자부는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1.6% 늘어난 4150억달러,수입은 12.7% 증가한 402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경기 불안 △환율 하락 △일본과 유로권의 경기 둔화가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수출 확대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12월 무역수지가 갑작스럽게 적자로 반전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