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롯데쇼핑이 79% 지분을 보유한 롯데미도파가 대주주인 신격호 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1716억원 규모의 지분 증여는 롯데쇼핑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롯데그룹 지주회사 전환의 신호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구창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일 “롯데미도파(2827억원) 등 이월결손금이 있는 회사들에 증여한 것으로 볼 때 절세 목적이 강해 보인다”는 의견이다.

롯데미도파의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데, 이는 자회사의 자산수증이익, 향후 줄어들 세제혜택 등을 종합하면, 자산수증으로 인한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증가폭은 1%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증여에 따른 롯데미도파의 자산수증이익 1716억원으로 인해 롯데미도파의 2007년 순이익은 기존 예상치 452억원을 훌쩍 넘는 2168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지분법평가이익도 1356억원 증가한 3333억원으로 추산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순이익도 8401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대비 15% 늘 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구 애널리스트는 "이번 신 회장의 지분 증여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신호탄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등 순환출자구조인데, 금번 증여로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쇼핑→롯데미도파→롯데제과/롯데칠성’ 등 순환출자 형태가 오히려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대주주 지분 증여 및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이 같은 변화가 롯데쇼핑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의 향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