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상숙씨가 두번째 시집 '물렁물렁한 벽'(시평사)을 펴냈다.

김씨는 이번 시집에서 현대인들의 소통과 단절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그는 '벽의 근본은 물렁물렁했던 거다/ 벽은 틈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견고한/ 제 형식을 무너뜨리느라/ 어둡고 추운 밤에 기대어 바람을 들이고 있다'('물렁물렁한 벽' 중)며 갈수록 개인의 고립이 심화되지만 동시에 '벽'을 허물려는 시도 또한 격렬해지고 있음을 말한다.

시인은 이런 경계를 허물기 위해 먼저 내면의 결핍된 요소를 통해 자아찾기를 시도한다.

그가 '벌레'에서 시간의 결핍을 얘기하고,'잠자는 남자'에서 잠의 부족을 노래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것은 타인과의 소통 또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