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5일부터 9일까지 잡혀있는 행사만 30여건이다.

공직선거법상 기념회를 열 수 있는 시한인 9일(선거 전 90일)이 다가오면서 현역 국회의원이나 정치 신인 모두 총선을 겨냥해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기회로 출판기념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다.

공직선거법 93조에 따르면 선거 전 90일부터 출판기념회를 비롯해 홍보물의 개시,대중매체 출연 등이 모두 금지된다.

우선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에세이집 '초일류 국가를 향한 도전' 출판 기념회를 연다.



이 장관은 거취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고향인 전남 함평이나 광주 등에서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인천 중.동.옹진)과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북 익산을)은 각각 7,8일 행사를 가질 예정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충남 논산 계룡 금산)도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저서 '담금질'을 소개한다.

대선에서 승리한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출판기념회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김재경 배일도 최구식 의원이 이미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10여명의 현역의원이 준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한반도대운하 TF팀 상임고문을 맡은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5일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 조령관에서 자신의 대운하 자전거 탐방을 엮은 '물길 따라가는 자전거 여행' 등 2권의 자서전을 선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7일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쓴소리 바른소리'라는 책을 내놓으며,김정권 공성진 이병석 송영선 장윤석 의원 등도 의정활동을 정리한 저서를 출간한다.

대통합민주신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5일 백원우 의원을 시작으로,7일 이화영 채일병,8일 이종걸 최재천 조배숙 박기춘,9일 서갑원 우윤근 우원식 이광재 임종석 의원 등이 잇따라 행사를 갖는다.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캠프에서 각각 공보특보와 대변인을 맡았던 김재목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안산 상록을)과 배종호 전 KBS 기자(목포)는 5일에,정동영 캠프 공보특보였던 정기남씨(광주 남구)는 9일로 잡혀있다.

이 밖에 노회찬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과 손봉숙 민주당 의원,신계륜 박주선 전 의원 등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김영룡 국방부 차관이 오는 8일 '시골 소년의 세상구경' 출판기념회를 갖는 것을 비롯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임내현 전 법무연수원장 등도 출판 기념 행사를 갖는다.

정치권이 출판기념회에 열을 올리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인데다 참석한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정치 후원금을 걷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많은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이른바 세를 과시하거나 '출정식' 모양새를 갖추는 데 출판기념회만한 것이 없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별다른 내용도 없이 급조된 성격의 책을 매개로 한 출판기념회가 또다른 편법성 사전 선거운동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동균/이심기/이준혁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