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붉은소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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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진 < 시인 >
얼마 전 모 방송국 다큐멘터리 팀에서 난데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 사진작가 '호이스트 바커바르트'를 만난 적이 있거나 그의 거처를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의 작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은데,정보나 단서가 희박해서 검색을 하던 중 '붉은 소파'에 관한 내 시를 읽었고,혹시 바커바르트를 직접 만났거나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나 하는 궁금증에서였다.
세계를 유랑하며 25년이 넘게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그의 거처를 나 같은 사람이 알 턱이 있을까!'붉은 소파'를 '인류의 갤러리'라고 명명한 '호이스트 바커바르트'는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로 1979년 뉴욕, 친구의 작업실에서 우연히 만난 붉은 벨벳 소파에 마음을 빼앗겨 그와 파트너를 이뤄 전 세계를 유랑하기 시작한다.
세계를 떠돌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붉은 소파에 앉혀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직업,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소파에 앉는 순간 누구나 평등하고 그 사람 고유의 인격체가 빛을 발하는 그런 매혹적인 소파라면 관연 마법의 왕좌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 앉아 보고 싶고 쉬어 가고 싶은 그런 소파,누가 앉아도 당당하고 존귀해 보이는 '붉은 소파'를 길에서 만난다면 누구라도 잠시 앉아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내려놓고 싶을 것이다.
도살장 주인부터 농부,아이슬란드의 탐험가,고르바초프,전쟁터에서 만난 어린 군인,배우 사냥꾼 등 나이와 성별,국적,직업을 떠나 열심히 살아가는 고단한 사람들에게 잠시 휴식의 자리를 내주는 위로와 배려의 마음이 숭고했고, 일생에서 열정을 다해 떠돌며 도전해도 사단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매혹적인 대상이 있다는 것이 근사하게 여겨졌다.
나 역시 그 시를 쓸 때 그의 여정을 동행하는 상상을 하며 가슴이 설레었고,여행길에서 우연히 바커바르트를 만난다면 '붉은 소파'에 앉아 멋진 사진을 한 장 부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따금씩 그가 생명이 있는 유기체 같아서 '붉은 소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어디선가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성장하며 마침내 죽어가는 살덩어리 같아 마음이 쓰이고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는 'GIO'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작업이 시대의 증언이 되리라 믿으며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것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일이자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살펴보는 일이며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길다면 긴 여정에 조바심 내지 않고 관찰자로서 노동과 고통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그는 '붉은 소파'와 함께한 구도자요,인생 자체가 길에서 펼쳐지는 도전과 모험의 다큐멘터리인 것이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정신의 '정수'인 작품이 가장 중요하겠지만,태도 역시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바커바르트의 광활하고 인류애적인 작품 세계와 스케일이 그의 인생 태도를 말해 주듯이 한 가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변화 발전하는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자체가 실험이고 도전일 것이다.
유한하고 짧은 인생에서 자극을 줄 수 있고 새로운 가치를 열어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는 예술은 분명 좋은 예술일 것이다.
'붉은 소파'도 이 시대와 함께 성장할 것이며 그의 가치 있는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얼마 전 모 방송국 다큐멘터리 팀에서 난데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혹시 사진작가 '호이스트 바커바르트'를 만난 적이 있거나 그의 거처를 알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의 작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은데,정보나 단서가 희박해서 검색을 하던 중 '붉은 소파'에 관한 내 시를 읽었고,혹시 바커바르트를 직접 만났거나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나 하는 궁금증에서였다.
세계를 유랑하며 25년이 넘게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그의 거처를 나 같은 사람이 알 턱이 있을까!'붉은 소파'를 '인류의 갤러리'라고 명명한 '호이스트 바커바르트'는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로 1979년 뉴욕, 친구의 작업실에서 우연히 만난 붉은 벨벳 소파에 마음을 빼앗겨 그와 파트너를 이뤄 전 세계를 유랑하기 시작한다.
세계를 떠돌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붉은 소파에 앉혀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직업,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소파에 앉는 순간 누구나 평등하고 그 사람 고유의 인격체가 빛을 발하는 그런 매혹적인 소파라면 관연 마법의 왕좌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 앉아 보고 싶고 쉬어 가고 싶은 그런 소파,누가 앉아도 당당하고 존귀해 보이는 '붉은 소파'를 길에서 만난다면 누구라도 잠시 앉아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내려놓고 싶을 것이다.
도살장 주인부터 농부,아이슬란드의 탐험가,고르바초프,전쟁터에서 만난 어린 군인,배우 사냥꾼 등 나이와 성별,국적,직업을 떠나 열심히 살아가는 고단한 사람들에게 잠시 휴식의 자리를 내주는 위로와 배려의 마음이 숭고했고, 일생에서 열정을 다해 떠돌며 도전해도 사단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매혹적인 대상이 있다는 것이 근사하게 여겨졌다.
나 역시 그 시를 쓸 때 그의 여정을 동행하는 상상을 하며 가슴이 설레었고,여행길에서 우연히 바커바르트를 만난다면 '붉은 소파'에 앉아 멋진 사진을 한 장 부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따금씩 그가 생명이 있는 유기체 같아서 '붉은 소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어디선가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성장하며 마침내 죽어가는 살덩어리 같아 마음이 쓰이고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는 'GIO'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작업이 시대의 증언이 되리라 믿으며 사라져 버릴지 모르는 것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일이자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살펴보는 일이며 영원히 살아남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길다면 긴 여정에 조바심 내지 않고 관찰자로서 노동과 고통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그는 '붉은 소파'와 함께한 구도자요,인생 자체가 길에서 펼쳐지는 도전과 모험의 다큐멘터리인 것이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정신의 '정수'인 작품이 가장 중요하겠지만,태도 역시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바커바르트의 광활하고 인류애적인 작품 세계와 스케일이 그의 인생 태도를 말해 주듯이 한 가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변화 발전하는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자체가 실험이고 도전일 것이다.
유한하고 짧은 인생에서 자극을 줄 수 있고 새로운 가치를 열어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는 예술은 분명 좋은 예술일 것이다.
'붉은 소파'도 이 시대와 함께 성장할 것이며 그의 가치 있는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