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4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월권행위를 한다며 잇따라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인수위도 이에 대해 "잘못된 상황인식"이라며 발끈하는 등 양측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참여정부 정책과 차별화하면 무조건 선(善)이라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며 인수위를 정면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교육정책 등을 예로 들며 "(인수위가) 참여정부 심판하는 것이 새 정부의 전략인 것처럼 속전속결식으로 무너뜨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인수위의 신용불량자 구제책에 대해서도 "잘못 건드리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게 된다"며 "저는 절대로 포퓰리즘 정책 하지 않았다"고 넌지시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에 요새는 소금까지 날아오는 것 같다"면서 인수위에 대한 각 부처 업무보고도 문제삼았다.

또 "소금을 더 뿌리지 않으면 저도 오늘로 (인수위 비판) 얘기를 그만할 것이고,앞으로 계속 뿌리면 저도 깨지고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5년간 정책에 대한 평가서를 내라고 하는데,반성문 쓰라는 말 아닌가"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은 "아직은 노무현 정부"라며 "(각 부처에)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은 인수위의 권한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수위는 (공무원에게) 호통치고，반성문을 요구하는 곳이 아니다"면서 "인수위의 정책 추진 과정이 위압적이고 조급해 보인다. 미리 결정부터 해버리고 밀어붙이는 식이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어떤 자리에서도 호통을 치고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다"면서 "(노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잘못됐으니 비판과 진단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업무보고는 실무적이고，효율적이고，정중한 분위기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거칠고 항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심기/노경목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