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들려주는 강남 아줌마 따라잡기] 'MB 장사꾼 기질' 주목 … 올 하반기께 불확실성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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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월3일) 하루동안 고객 12명을 만났어요.
신년인사도 할겸 고객들 생각이 어떤지 리서치도 할겸… 힘든 하루였죠.”(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
“PB면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나야 은행원 경력이 오래 되서 전화 돌리는 걸로 때웠지만 말이지,하하.”(김재한 국민은행 평촌 PB센터장)
‘유가 100달러 시대 개막’이라는 뉴스로 재테크 시장에 심상치 않게 돌아갔던 지난 4일.‘PB들이 들려주는 강남아줌마 따라잡기’를 집필하는 4명의 프라이빗 뱅커(PB)들이 신한은행 잠실PB센터에 모여 강남 아줌마들이 올 한해 재테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사실 이들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8월 강남아줌마 따라잡기의 필진이 된 것을 인연으로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해 이미 2차례 걸쳐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기도 했다.
그래서 였을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점심식사를 겸해 2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모임에서는 강남 아줌마들이 올 한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짐작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현장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왔다.
△김재한 센터장=연초부터 다들 바쁜 것 같습니다.
3일자로 인사가 나서 서초 방배PB센터에서 평촌PB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 정신이 없죠.(이 대목에서 다들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래도 지난해 정리는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고객들 수익률은 어땠는지 부터 얘기하는 어떨지요.
증시 호황으로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을 것 같은데…. 우리 고객의 경우는 평균 연 20∼40% 정도의 수익은 낸 것 같습니다.
예금자산 규모가 최소 10억원정도는 되는 고객들이니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2억∼4억원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역시 굴리는 돈의 단위가 크니까 수익도 크게 나는 것 같아요.
△최철민 미래애셋증권 부장=다들 알고 계시겠지만,저는 은행원 생활 12년 하다가 지난해 증권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은행 PB시절 거래했던 고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주세요.
지난해 초로 돌아가보면,당시에는 선진국 시장이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죠.그래서 저도 유럽이나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많이 권했습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으면서 이 상품들은 원금손실이 발생했고,지금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요.
그래도 7월 이후에 이머징 마켓에 대한 비중을 조금씩 늘려잡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많이 회복되기는 했습니다.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의 평균 수익률은 연20%안팎이고 연60%를 넘은 분도 있지요.
△강우신 팀장=고객 가운데 금융자산만 100억원 정도 운용하는 고객이 있는데,이분 수익률이 60%에 달했어요.
PB라는 직업의 특성상 돈 많은 사람 많이 보지만,그래도 이런 경우를 접할 때면 매번 놀라게 되죠.
△정해원 신한은행 잠실PB센터 팀장=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네요.
제 고객 중에는 2005년 하반기에 인도펀드에 5억원,2006년 3월 중국펀드에 10억을 투자한 사모님이 있는데,수익률이 원금대비 150%정도에 달합니다.
물론 이런 수익률은 지난해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었을까해요.
다른 팀장님들도 같은 생각이시겠지만,2008년에는 아무리 강남 아줌마라고 하더라도 작년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기는 어려울겁니다.
그건 그렇고 중요한 건 작년이 아니라 올해 아니겠습니까.
다른 팀장님들 고객은 올해 재테크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김 센터장=여러 변수들이 있겠지만,이명박 당선인의 등장이 가장 큰 변수임에는 틀림없죠.이 당선인의 ‘장사꾼’ 기질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요.
실제 작년까지만해도 부동산 시장에 일절 관심이 없었던 고객 중 한분이 뜬금없이 이달 말에 있을 송도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가지더라니까요.
깜짝 놀랐죠.
△정 팀장=중견 기업 오너인 A회장께서 대선이 끝난 직후에 센터를 방문하셨길래 1시간 정도 대선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
결론은 김 센터장 얘기하고 비슷합니다.
A회장은 이 당선인의 평소 성향을 감안할 때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고,이같은 정책은 4월 총선이 지나면 구체화될 것으로 분석하더군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무렵에는 연초의 불확실성이 거치면서 재테크 환경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예상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강 팀장=어제 12명의 고객들을 릴레이로 만나면서 느낀 것은 ‘연초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매우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장(場)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죠.그렇다고 하더라도 “투자해놓은 펀드를 해약하겠다”는 고객은 한분도 없었어요.
이같은 행동패턴은 아마도 투자할만한 대안이 없다는데서 오는 딜레마가 아닐까 합니다.
이명박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움직이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요.
마땅한 부동산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투자하기 위해 만기가 돌아온 자금 20억원을 찾지 않고 머니마켓펀드(MMF)와 특정금전신탁(MMT)에 넣어둔 고객이 있습니다.
또 연말에 “땅을 계약했다”며 계약금 10억원을 찾아간 분도 있었구요.
△최 부장=고객들이 이명박 당선인의 등장 말고 올 한해 재테크 환경을 좌지우지할 다른 변수로는 어떤 걸 꼽고 계시나요.
연초부터 고유가 악재가 터져나오기도 했는데….재테크 감이 좋기로 유명한 제 고객들도 “올 한해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변수와 부정적인 변수가 다 있어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거예요.
긍정적인 변수로는 예금에서 투자로 재테크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점,또 글로벌 투자자금이 아시아의 이머징 마켓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고,미국의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은 염려하는 분위기 입니다.
△강 팀장=제 고객들은 불안한 국제금융시장과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살리기 프로젝트’ 두 변수 가운데 어떤 게 더 힘을 쓸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어요.
△김 센터장=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기대반 걱정반’ 입니다.
예금금리가 올라서 은행쪽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것은 은행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대출금리도 따라서 오를테니 주택담보대출 받아서 가까스로 내집마련을 한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지 않겠어.
△정 팀장=이런 저런 변수들이 많은데,강남 아줌마들은 투자종목별로 올 한해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가 가장 관심사 같아요.
그들이 ‘점장이’는 아니지만,그래도 확실히 투자에 대한 감(感)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뛰어난 게 사실 아닙니까.
저의 경우는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제 전망과 고객들 전망 사이에 시각차가 좀 있어요.
고객들은 종합주가지수가 2300안팎 까지 오를 걸로 보고 있고 저는 1700에서 220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강남 고객들의 전망치가 저보다 훨씬 긍정적인 셈이죠.
△최 부장=증권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구체적인 지수전망을 하는 게 금지 됐어요.
다만 고객들 가운데 중국시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게 특징적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중국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들을 하고 있고,이에 따라 철강 및 조선 등과 같은 중국관련 주식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아요.
△김 센터장=부동산 시장 쪽은 어떨것 같습니까.
노무현 정부 때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지 않나요.
△강 팀장=이건 고객들 생각은 아니고,제 개인적인 전망인데,거래는 작년보다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동산 거래 자체를 꽉 막아버렸던 양도세 중과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결국 노무현 정부의 몰락을 가져온 사정을 잘 아는 차기 정부 입장에서 집값 폭등을 방관하지도 않을 겁니다.
요컨대 부동산 가격이 상승은 하겠지만,폭등 양상은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죠.
△정 팀장=제 고객들은 부동산 가운데서도 아파트 토지 상가 등 종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전망들을 내놓고 있어요.
‘이분들이 참 발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벌써부터 대운하 선착장이 들어설 곳 배후지 땅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있다니까요.
대한민국 부자들은 땅 부자들이라던데,강북 뉴타운 지역이나 용산의 상가건물 등 정도를 유망하다고 생각한 저와는 차이가 있어 놀랐습니다.
△최 부장=지난해 열풍이 불었던 펀드 같은 경우는 올 한해에는 투자열기가 작년만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들 어떤 펀드들을 추천할 생각이십니까.
저는 올 한해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한 아시아 지역의 강세가 계속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동유럽 브라질 등 아시아 이외의 이머징 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 같구요.
△김 센터장=같은 생각입니다.
고객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요.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시장의 조정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브릭스펀드는 올해도 다들 관심들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고객들 자산을 어떤 식으로 굴릴 지 계획은 다들 세워놨겠지.이 질문은 아마 개미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관심이 많을 법한데요.
△정 팀장=자산규모별로 조금씩 달라져야할 것 같아요.
예금자산 30억원이상 규모의 고객은 종합금융과세까지 고려해서 조금은 보수적으로 운영해야할 것 같습니다.
환매조건부채권(RP)에 5억원,MMF에10억원을 넣고,주식직접투자에 2억원,그리고 투자지역을 분산시켜서 해외펀드에 6억원,확정금리형 연금보험에 3억원,금 실물에 1억원을 각각 투자하는 식이지요.
대신 1억원을 굴리는 40대 전후의 ‘맞벌이 부부’라면 조금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한참 재산을 불려야할 시기이니까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2000만원을 넣고 국내 주식형 펀드와 브릭스 펀드에 각각 4000만원씩을 투자하는게 어떨지요.
△최 팀장=저는 금액에 상관없이 펀드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할 생각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작년보다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고,어느 정도 정리가 될 걸로 보고 있어요.
때문에 일단 금융자산의 70%는 해외펀드에,나머지는 국내펀드에 넣고,해외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머징 마켓에 모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계획이예요.
△강 팀장=당연한 얘기겠지만,PB고객이라면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유지하는 게 좋겠죠.어차피 돈이야 부족할 게 없는 분들이니까 공격적으로 재산을 늘리는 것보다는 재산을 지키는 쪽으로 계획을 짜는 게 좋을테고요.
변동이 큰 장세를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거치식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만약 30억원이 있는 고객이라면,확정금리 예금상품에 20억원을 넣고 분리과세 채권에 6억원,국내·외 펀드에 4억원을 넣을 거구요.
1억원을 굴리는 고객이라면 확정금리 예금에 5000만원,국내·외 펀드에 5000만원을 각각 투자하라고 권합니다.
△김 센터장=저는 보다 공격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70%,정기예금 10%,MMF에 20%를 각각 투자할 예정이니까.
1년 뒤에 누구의 수익률이 가장 좋은지 결산해봐서 수익률이 가장 좋은 사람이 한턱 쏘기로 합시다.
△정 팀장=부자들을 상대로한 PB팀장들이고,지금까지도 주로 강남 아줌마 얘기들을 했지만,소액 투자자들에게도 한마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무래도 올 한해는 재테크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기도 돌아오지 않은 펀드를 중간에 해약하라는 얘기는 아니고….자신의 투자상품 가입현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너무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놨다면,보수적인 쪽으로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게 좋을듯 합니다.
△최 팀장=현재의 시장은 롤러코스터가 정점을 지나서 내려오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롤러코스터가 언제나 추락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반드시 올라갈 타이밍이 오기 마련인데,강남 부자들은 올라갈 타이밍이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들 하고 있어요.
때문에 성급한 투매보다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 팀장=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펀드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의 흐름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한 금융패러다임이 다시 정기예금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김 센터장=고객 중에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재테크를 할 때 일희일비하면 수익률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도 해친다고.요즘 같을 때야 말로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리=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신년인사도 할겸 고객들 생각이 어떤지 리서치도 할겸… 힘든 하루였죠.”(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
“PB면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나야 은행원 경력이 오래 되서 전화 돌리는 걸로 때웠지만 말이지,하하.”(김재한 국민은행 평촌 PB센터장)
‘유가 100달러 시대 개막’이라는 뉴스로 재테크 시장에 심상치 않게 돌아갔던 지난 4일.‘PB들이 들려주는 강남아줌마 따라잡기’를 집필하는 4명의 프라이빗 뱅커(PB)들이 신한은행 잠실PB센터에 모여 강남 아줌마들이 올 한해 재테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사실 이들이 얼굴을 맞댄 것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8월 강남아줌마 따라잡기의 필진이 된 것을 인연으로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해 이미 2차례 걸쳐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걸치기도 했다.
그래서 였을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점심식사를 겸해 2시간 가량 이어진 이날 모임에서는 강남 아줌마들이 올 한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짐작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현장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왔다.
△김재한 센터장=연초부터 다들 바쁜 것 같습니다.
3일자로 인사가 나서 서초 방배PB센터에서 평촌PB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 정신이 없죠.(이 대목에서 다들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래도 지난해 정리는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고객들 수익률은 어땠는지 부터 얘기하는 어떨지요.
증시 호황으로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을 것 같은데…. 우리 고객의 경우는 평균 연 20∼40% 정도의 수익은 낸 것 같습니다.
예금자산 규모가 최소 10억원정도는 되는 고객들이니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2억∼4억원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역시 굴리는 돈의 단위가 크니까 수익도 크게 나는 것 같아요.
△최철민 미래애셋증권 부장=다들 알고 계시겠지만,저는 은행원 생활 12년 하다가 지난해 증권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는 은행 PB시절 거래했던 고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주세요.
지난해 초로 돌아가보면,당시에는 선진국 시장이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죠.그래서 저도 유럽이나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많이 권했습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으면서 이 상품들은 원금손실이 발생했고,지금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요.
그래도 7월 이후에 이머징 마켓에 대한 비중을 조금씩 늘려잡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이 많이 회복되기는 했습니다.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의 평균 수익률은 연20%안팎이고 연60%를 넘은 분도 있지요.
△강우신 팀장=고객 가운데 금융자산만 100억원 정도 운용하는 고객이 있는데,이분 수익률이 60%에 달했어요.
PB라는 직업의 특성상 돈 많은 사람 많이 보지만,그래도 이런 경우를 접할 때면 매번 놀라게 되죠.
△정해원 신한은행 잠실PB센터 팀장=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네요.
제 고객 중에는 2005년 하반기에 인도펀드에 5억원,2006년 3월 중국펀드에 10억을 투자한 사모님이 있는데,수익률이 원금대비 150%정도에 달합니다.
물론 이런 수익률은 지난해의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었을까해요.
다른 팀장님들도 같은 생각이시겠지만,2008년에는 아무리 강남 아줌마라고 하더라도 작년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기는 어려울겁니다.
그건 그렇고 중요한 건 작년이 아니라 올해 아니겠습니까.
다른 팀장님들 고객은 올해 재테크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김 센터장=여러 변수들이 있겠지만,이명박 당선인의 등장이 가장 큰 변수임에는 틀림없죠.이 당선인의 ‘장사꾼’ 기질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요.
실제 작년까지만해도 부동산 시장에 일절 관심이 없었던 고객 중 한분이 뜬금없이 이달 말에 있을 송도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가지더라니까요.
깜짝 놀랐죠.
△정 팀장=중견 기업 오너인 A회장께서 대선이 끝난 직후에 센터를 방문하셨길래 1시간 정도 대선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어요.
결론은 김 센터장 얘기하고 비슷합니다.
A회장은 이 당선인의 평소 성향을 감안할 때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고,이같은 정책은 4월 총선이 지나면 구체화될 것으로 분석하더군요.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무렵에는 연초의 불확실성이 거치면서 재테크 환경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예상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강 팀장=어제 12명의 고객들을 릴레이로 만나면서 느낀 것은 ‘연초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매우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장(場)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죠.그렇다고 하더라도 “투자해놓은 펀드를 해약하겠다”는 고객은 한분도 없었어요.
이같은 행동패턴은 아마도 투자할만한 대안이 없다는데서 오는 딜레마가 아닐까 합니다.
이명박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움직이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요.
마땅한 부동산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투자하기 위해 만기가 돌아온 자금 20억원을 찾지 않고 머니마켓펀드(MMF)와 특정금전신탁(MMT)에 넣어둔 고객이 있습니다.
또 연말에 “땅을 계약했다”며 계약금 10억원을 찾아간 분도 있었구요.
△최 부장=고객들이 이명박 당선인의 등장 말고 올 한해 재테크 환경을 좌지우지할 다른 변수로는 어떤 걸 꼽고 계시나요.
연초부터 고유가 악재가 터져나오기도 했는데….재테크 감이 좋기로 유명한 제 고객들도 “올 한해는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변수와 부정적인 변수가 다 있어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거예요.
긍정적인 변수로는 예금에서 투자로 재테크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점,또 글로벌 투자자금이 아시아의 이머징 마켓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고,미국의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은 염려하는 분위기 입니다.
△강 팀장=제 고객들은 불안한 국제금융시장과 이명박 당선인의 ‘경제살리기 프로젝트’ 두 변수 가운데 어떤 게 더 힘을 쓸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어요.
△김 센터장=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기대반 걱정반’ 입니다.
예금금리가 올라서 은행쪽으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것은 은행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대출금리도 따라서 오를테니 주택담보대출 받아서 가까스로 내집마련을 한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지 않겠어.
△정 팀장=이런 저런 변수들이 많은데,강남 아줌마들은 투자종목별로 올 한해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가 가장 관심사 같아요.
그들이 ‘점장이’는 아니지만,그래도 확실히 투자에 대한 감(感)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뛰어난 게 사실 아닙니까.
저의 경우는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제 전망과 고객들 전망 사이에 시각차가 좀 있어요.
고객들은 종합주가지수가 2300안팎 까지 오를 걸로 보고 있고 저는 1700에서 2200포인트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강남 고객들의 전망치가 저보다 훨씬 긍정적인 셈이죠.
△최 부장=증권사로 직장을 옮기면서 구체적인 지수전망을 하는 게 금지 됐어요.
다만 고객들 가운데 중국시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게 특징적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중국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들을 하고 있고,이에 따라 철강 및 조선 등과 같은 중국관련 주식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아요.
△김 센터장=부동산 시장 쪽은 어떨것 같습니까.
노무현 정부 때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지 않나요.
△강 팀장=이건 고객들 생각은 아니고,제 개인적인 전망인데,거래는 작년보다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동산 거래 자체를 꽉 막아버렸던 양도세 중과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결국 노무현 정부의 몰락을 가져온 사정을 잘 아는 차기 정부 입장에서 집값 폭등을 방관하지도 않을 겁니다.
요컨대 부동산 가격이 상승은 하겠지만,폭등 양상은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죠.
△정 팀장=제 고객들은 부동산 가운데서도 아파트 토지 상가 등 종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전망들을 내놓고 있어요.
‘이분들이 참 발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벌써부터 대운하 선착장이 들어설 곳 배후지 땅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있다니까요.
대한민국 부자들은 땅 부자들이라던데,강북 뉴타운 지역이나 용산의 상가건물 등 정도를 유망하다고 생각한 저와는 차이가 있어 놀랐습니다.
△최 부장=지난해 열풍이 불었던 펀드 같은 경우는 올 한해에는 투자열기가 작년만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들 어떤 펀드들을 추천할 생각이십니까.
저는 올 한해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한 아시아 지역의 강세가 계속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동유럽 브라질 등 아시아 이외의 이머징 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 같구요.
△김 센터장=같은 생각입니다.
고객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요.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시장의 조정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브릭스펀드는 올해도 다들 관심들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고객들 자산을 어떤 식으로 굴릴 지 계획은 다들 세워놨겠지.이 질문은 아마 개미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관심이 많을 법한데요.
△정 팀장=자산규모별로 조금씩 달라져야할 것 같아요.
예금자산 30억원이상 규모의 고객은 종합금융과세까지 고려해서 조금은 보수적으로 운영해야할 것 같습니다.
환매조건부채권(RP)에 5억원,MMF에10억원을 넣고,주식직접투자에 2억원,그리고 투자지역을 분산시켜서 해외펀드에 6억원,확정금리형 연금보험에 3억원,금 실물에 1억원을 각각 투자하는 식이지요.
대신 1억원을 굴리는 40대 전후의 ‘맞벌이 부부’라면 조금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한참 재산을 불려야할 시기이니까 세금우대 정기예금에 2000만원을 넣고 국내 주식형 펀드와 브릭스 펀드에 각각 4000만원씩을 투자하는게 어떨지요.
△최 팀장=저는 금액에 상관없이 펀드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할 생각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작년보다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고,어느 정도 정리가 될 걸로 보고 있어요.
때문에 일단 금융자산의 70%는 해외펀드에,나머지는 국내펀드에 넣고,해외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머징 마켓에 모두 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계획이예요.
△강 팀장=당연한 얘기겠지만,PB고객이라면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유지하는 게 좋겠죠.어차피 돈이야 부족할 게 없는 분들이니까 공격적으로 재산을 늘리는 것보다는 재산을 지키는 쪽으로 계획을 짜는 게 좋을테고요.
변동이 큰 장세를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거치식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만약 30억원이 있는 고객이라면,확정금리 예금상품에 20억원을 넣고 분리과세 채권에 6억원,국내·외 펀드에 4억원을 넣을 거구요.
1억원을 굴리는 고객이라면 확정금리 예금에 5000만원,국내·외 펀드에 5000만원을 각각 투자하라고 권합니다.
△김 센터장=저는 보다 공격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70%,정기예금 10%,MMF에 20%를 각각 투자할 예정이니까.
1년 뒤에 누구의 수익률이 가장 좋은지 결산해봐서 수익률이 가장 좋은 사람이 한턱 쏘기로 합시다.
△정 팀장=부자들을 상대로한 PB팀장들이고,지금까지도 주로 강남 아줌마 얘기들을 했지만,소액 투자자들에게도 한마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무래도 올 한해는 재테크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만기도 돌아오지 않은 펀드를 중간에 해약하라는 얘기는 아니고….자신의 투자상품 가입현황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너무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놨다면,보수적인 쪽으로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게 좋을듯 합니다.
△최 팀장=현재의 시장은 롤러코스터가 정점을 지나서 내려오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롤러코스터가 언제나 추락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반드시 올라갈 타이밍이 오기 마련인데,강남 부자들은 올라갈 타이밍이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들 하고 있어요.
때문에 성급한 투매보다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 팀장=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펀드에서 정기예금으로 자금의 흐름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한 금융패러다임이 다시 정기예금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김 센터장=고객 중에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군.재테크를 할 때 일희일비하면 수익률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도 해친다고.요즘 같을 때야 말로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정리=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