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하고 소비자물가가 3.6% 급등하면서 그동안 경제 불안요인이었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유가 급등의 파급효과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올 상반기까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들 해외 불안요인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인 자금경색 현상 때문에 국내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까지 불안한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원재료물가와 수입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원재료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8월 1.2% 하락했다가 9월 13.3% 상승했고,12월에는 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인 31%를 기록했다.

수입물가도 8월 1% 하락에서 9월 7.4% 올랐고,2월에는 18.8% 급등했다.

18.8%는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던 1998년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이같이 유가 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에,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미국과 유로권 등의 경기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57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했다.

지난해 9월 서브프라임 사태가 부각됐을 때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0.3% 감소했지만 당시에는 고유가 파장이 최근처럼 크지 않아 무역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12월에는 미국 수출이 0.8% 감소로 나빠진 데다 고유가 영향이 겹치면서 무역수지가 8억6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의 거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 상각도 이어지는 등 올해 상반기까지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