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펀드 수익률에서 단연 1등은 인도펀드다.

인도 증시가 새해 들어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에서 중국펀드를 앞질렀다.

특히 최근 9개월 수익률에서는 인도펀드들이 줄줄이 상위를 휩쓸고 있다.

하지만 돈의 흐름은 좀 다르다.

인도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브릭스펀드로 돈이 더 많이 몰려들고 있다.

수익률에서는 인도펀드가 으뜸인 데도 정작 돈은 딴 곳으로 몰려가는 이상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인도펀드 전체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66.60%로 중국펀드(51.30%) 브릭스펀드(48.27%) 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1년 수익률에서는 아직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등 일부 중국펀드들이 최상위를 달리고 있지만 9개월 수익률에서는 이미 인도펀드들이 최상위를 점령했다.

'미래에셋인디아어드밴티지주식'의 9개월 수익률이 108.69%로 1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상위 7개펀드가 모두 인도펀드들이다.

하지만 인도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비해 돈은 생각보다 몰리지 않고 있다.

해외펀드 지역별 수탁액 증가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체 해외펀드 수탁액 증가분(3조2667억원)의 60% 이상인 1조9843억원이 인도펀드보다 수익률이 뒤진 브릭스펀드로 몰렸다.

신흥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에도 7493억원이 유입됐다.

중국과 인도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코친디아펀드는 951억원 늘어났다.

이에 비해 인도펀드 수탁액은 329억원 증가에 그쳤다.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코친디아펀드 수탁액이 8290억원(재투자분 포함)이 늘어난 데 비해 인도펀드는 1587억원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작년 하반기 중국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좇아 '몰빵'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이 수익률 악화로 곤욕을 치렀다"며 "이를 계기로 쏠림 현상이 누그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우 대표는 "대신 브릭스펀드나 코친디아펀드처럼 위험을 분산하면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멀티펀드에 돈이 몰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