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의 증시 폭락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중국 주식을 처분하고 차이나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

답은 간단하다.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이 역발상 투자에 주력하는 점을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이번에는 정크 본드를 매입하는 등 종전보다 더 위험자산을 선호하고 폭락설이 제기되고 있는 중국 주식에 대해서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는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고유가 등에 대해 다른 각도로 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당분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달러 가치는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미국 쌍둥이 적자의 빠른 개선 효과가 반영될 올 하반기 이후에 달러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 유가는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의 성장 전략이 바뀌고 있는 점도 슈퍼 리치들이 중국 증시가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근거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 전략을 보면 초기 단계에는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을 통한 '외연적 성장단계'에 들어간다.

시간이 흘러 초기 단계가 한계에 봉착하면 생산요소와 경제시스템의 효율성 등을 강조하는 '내연적 성장단계'로 이행된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성장 과정을 보면 이 단계로 잘 이행하느냐에 따라 성장의 지속 여부가 결정됐다.

중국은 이 단계로의 이행이 비교적 잘 되고 있다는 것이 평가기관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고유가와 긴축정책 등으로 임금 금리와 같은 비용 요건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내연적 성장 단계로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생산성이 향상될 경우 요즘 중국증시 폭락성의 주 근거인 급증하는 비용을 완충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연령별 인구 구성을 보면 주식투자에 전향적인 30~40대 계층이 앞으로 20년 동안 지금보다 더 두텁게 받쳐주는 것으로 나온다.

또 중국 국민의 군집 속성과 금융 분야의 빠른 습득력 등을 감안하면 이제 막 싹트고 있는 간접투자 문화가 갈수록 빠르게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 주식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부실로 잠시 주춤거렸던 중국의 대미 수출도 조만간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단행된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시차를 감안해 예측 기관들은 올 하반기 이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장기 추세 선인 3%대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 세계 어느 국가보다 중국의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슈퍼 리치들이 역발상 투자를 즐긴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의 재산 증식 과정을 보면 1987년 블랙 먼데이,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2001년 9.11 테러 사태처럼 일반인들이 어렵다고 느낄 때 '비정상적인 것은 언젠가는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경제학의 균형이론을 믿고 위험을 감수한 결과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