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월요일.'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보건복지부 통일부 등 굵직한 쟁점을 여럿 갖고 있는 부처들의 인수위 업무보고가 7일에 몰려 있는 것을 두고 인수위 주변에서 하는 말이다.

인수위는 지난주 교육부(대학입시 업무 이양) 총리실(국무조정실 기능 축소) 금감위(금산분리 완화)에서 '백기 투항'을 받아 낸 여세를 몰아 부동산 세제,연금개혁,대북정책 등에서 새 정부의 정책 구상을 확실히 각인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 각 부처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재경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완화(현행 6억원에서 9억~10억원으로)나 고령자 납부유예와 같은 방안이 보고에 담길 것이란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6일 밝혔다.

종부세 부담 완화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요구한 인수위 지침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코드 맞추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얘기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기존의 '4%대 후반'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완화 땐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분명히 담기로 해,인수위원들과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주 인수위가 대북정책 업무를 외교부에 합친다는 방침을 시사하면서 존폐의 갈림길에 처해진 통일부 업무보고도 관심거리다.

통일부는 부처 폐지가 언급되는 상황이 되면 "남북관계는 일반적인 외교 관계와는 성격이 다르므로 전문성 있는 기관이 맡아야 한다"는 독자 생존 논리를 강하게 주장한다는 방침이어서 격론이 예상된다.

건교부는 이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을 대체로 수용한다는 입장이어서 의외로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크다.

도심 재건축ㆍ재개발 용적률 완화를 비롯해 민간에 대한 공공택지 개발권 부여,지방의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해제,지방 아파트 전매제한 폐지 등을 보고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앞서 대운하를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했던 전력 때문에 이를 뒤집을 근거로 어떤 논리를 준비해올지가 주목거리다.

복지부도 이 당선인 측이 '시장친화적 복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큰 이견이 없지만 식약청의 식품 업무를 농림부로 이관한다는 인수위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참여정부 임기 중 이뤄졌던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평가나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 등을 놓고 현장에서 논쟁이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