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나라,해외 투자 및 재외동포.외국인력 유입이 보다 활성화된 환경을 만들겠다.'

6일 법무부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불법 사항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전 사회적으로 준법 의식을 높이되 기업과 개인의 자율성은 한층 넓히겠다는 것이다.

인수위 측은 "대기업 수사 등에서 품격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포괄적인 수사를 해서 기업활동에 장애를 주는 일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인수위가 검찰 수사에 대해 "분식회계나 비자금 등 취약부의 수사는 정밀한 '외과적 수사' 시스템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은 마구잡이식 수사를 지양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여진다.

숙련된 외과 의사가 정확하게 환부만 도려내듯이 수사를 해야지,마구잡이식으로 기업 경영에 메스를 대서는 안 된다는 주문으로도 들린다.

크고 작은 각종 기업 관련 수사 외에 '삼성 특검' 등에도 앞으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법무부 보고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준법 마일리지' 제도.마치 항공사 이용 실적이 적립되듯이 기업별로 혹은 노조,개인별로 법 사항을 위반하거나 법을 잘 지킨 행적이 누적돼 이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처럼 노사분규가 심각한 나라도 드문데 평소 불법 파업 등을 남발해온 노조와 그렇지 않은 노조를 처벌할 때 처벌이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데서 출발한 시도"라며 "합리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재외동포에게 제한적으로 복수 국적을 허용하는 방안은 그동안 법무부가 지속적으로 검토해온 부분이다.

고급 재외동포 인력 유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중국 및 구소련 동포들에 대한 출입국.체류 자격도 대폭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법무부는 올해부터 일정 수준의 임금과 자격증을 획득한 동포들에게 거주권과 영주권을 점차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인수위 측은 "두바이나 말레이시아 수준 등으로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사법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집회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됐다.

특정 사이트 등을 개설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개인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악용해 메일을 보내거나 전산망에 침투하는 등의 사이버 범죄 방지를 위해 정보통신부 직원 일부를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지명해 사법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설립 여부,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재조정,특별검사제 상설화 등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검찰 개혁 내용은 거의 빠져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은 "인수위원들은 새 정부에서는 과잉 수사,정치 수사 등의 용어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