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명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실용.효율적인 차기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부처 간 중복되는 업무와 기능을 과감히 통폐합,현행 18개 부를 12∼15개로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폐지가 유력 시 되는 부처는 교육부 국정홍보처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다.

국무총리실과 통일부는 기능 축소가,외교통상부 농림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 국가정보원은 기능 확대나 강화가 예상된다.

행정자치부는 폐지 혹은 기능 축소가 거론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수의 초안을 놓고 각 부처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깜짝 놀랄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폐지 가능성이 높은 부처

교육부 홍보처 해수부 여성부가 이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그동안 인수위가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나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내용을 종합한 결과다.

교육부는 교육정책 실패의 책임을 안고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가 업무보고를 받고서 학생선발 등 대학입시 업무를 대학협의체로 이관하고,초중등 분야의 자율학교와 특목고 지정 등도 지자체에 이양하는 한편 정원과 임용인사 등을 시·도교육청에 이관키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과학기술부의 일부 기능과 합쳐져 교육과학부로 개편돼 사실상 폐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언론자유에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홍보처의 폐지는 이 당선인이 내건 주요 공약사항이다.

해수부와 여성부는 기능 중심의 재편 차원에서 농림부와 보건복지부에 각각 흡수될 것으로 거론된다.

여성부는 다만 여성단체의 반발 등을 감안,존치하는 방안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는 폐지되거나 기능 축소로 갈 공산이 크다.

지방재정은 예산담당 부처로 넘기고 중앙행정과 조직 부문은 인사를 담당하는 중앙인사위원회와 통폐합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서다.


◆기능 축소.확대되는 부처

조직이 축소되고 기능을 다른 부에 넘겨줄 것으로 보이는 부처는 국무총리실과 통일부다.

총리실의 경우 인수위는 총리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고,부처 군림에 업무 중복도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총리실 기능과 역할을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준으로 축소키로 했다.

통일부는 대외정책 조정 기능을 통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관련 기능을 외교통상부로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는 여기에 청와대의 대외정책 조정 기능까지 흡수해 위상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 당선인이 받은 복수 안에는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통일외교부'로 통합하는 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농림부는 해수부 업무에다 복지부의 식품산업 업무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부는 홍보처의 해외 홍보기능을 통합,가칭 문화관광홍보부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산업자원부는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해 경제산업부로 재편되고,환경부와 건교부가 통폐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3개 부총리제는 왜 없애나

재경부 장관,교육부 장관,과기부 장관 등 현재 부총리를 겸하고 있는 3개 부의 부총리직제를 없애기로 한 것은 관련부의 기능 재편과 연계되는 데다 실무장관만으로도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업무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기능을 통폐합해 책임장관에게 몰아주는 만큼 부총리와 같은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안에는 청와대에 '대통령프로젝트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재정경제부의 경우 기획예산처와 국무조정실의 조정 기능을 받고,금융정책 기능(국제금융 부문은 제외)은 금융감독위원회로 넘겨 '기획재정부'로 개편하는 방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는 업무가 중복되는 금융감독원과 통합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는 이르면 15일께 확정되는 정부조직 개편 안을 공청회 등을 거친 뒤 늦어도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복안이다.

개편 안이 담긴 정부조직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면 차기 정부의 각료들 인선은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홍열/노경목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