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술품 구입 붐을 보면서 창조와 상상력이 투자자산이 되는 '제4의 물결'이 시작됐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환금성과 리콜시스템이 보장되면 시장이 확대될 겁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미술품 경매회사 오픈옥션을 설립하고 다음 달 21일 첫 경매에 나서는 이금룡 회장(57)은 7일 "미술평론가들이 선정한 작품,이른바 '골든아이(Golden eyes)'를 정기 경매에 출품해 일반 컬렉터들이 쉽게 구입하고 환매도 가능하도록 '환금성 보장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유망 작가의 작품을 경매에서 구입한 뒤 1~2년 사이에 되팔 경우 낙찰가격의 80%를 보장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977년 삼성물산 직원으로 입사해 한국 최초의 근대적인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을 세운 인물.1999년 온라인 유통업체 ㈜옥션에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돼 매각까지 성공시킨 그는 온라인 유통의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인터넷 전도사'란 별명까지 얻었다.

유통ㆍ정보기술 전문가인 그가 미술계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최고경영자가 어떤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그 사업에 대한 열정과 확신,신념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 길이다'라는 확신이 없으면 중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죠.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우려면 그런 개척자 정신이 중요합니다."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양대 옥션과 메이저 화랑들이 버티고 있는 미술계에서 과연 승산이 있을지에 대해 그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술품 경매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누구나 쉽게 자기 그림을 팔고,고객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국내 경매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직 단정적으로 어떤 기업이 최고라고 말할 수 없어요.

차별화된 전략만 있으면 시장은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그가 세운 기준은 세 가지.하나는 어떤 형태든 컬렉터에게 가치를 줘야 한다는 것이고,두 번째는 지식정보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것,마지막은 모든 사람에게 사회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과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유명한 이니시스 대표,한글도메인 및 관련 기술 개발업체인 넷피아 대표를 거쳐 현재 케이얼라이언스(www.koglo.com) 대표도 맡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