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면서 '거짓'일 수가 있을까.

거짓말쟁이가 "나는 거짓말쟁이다"라고 말했을 때, 참말을 했기 때문에 그는 거짓말쟁이가 아닌가.

아니면 그의 말대로 여전히 거짓말쟁이인가.

얼핏 모순인 것처럼 보이지만 불완전성 그 자체로 진리인 명제는 아인슈타인과 교감을 나눴다는 천재 논리학자 쿠르트 괴델의 정리에만 존재하는 것 같지 않다.

BBK 사건을 재조사할 특별검사가 난산 끝에 7일 임명됐다.

그러나 검찰출신들이 하나같이 특검후보를 고사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명박 특검법'은 위헌적 요소가 곳곳에 산재한다.

그럼에도 '법대로'를 외치는 목소리 또한 나름의 설득력은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점 의혹도 없어질 때까지 파고 또 파는 것이 참일까.

아니면 검찰수사를 믿고 더 큰 대의를 위해 의혹을 안고 가는 것이 참일까.

사실은 '특검=만병통치약'이라는 명제부터 도마 위에 올려야 할 검증 대상이다.

다행히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위헌 여부를 조기에 결론내기로 했다.

국민들도 이념이나 명분보다 실사구시를 앞세우는 정부를 선택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