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대우일렉의 '비장한' 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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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일렉 임직원들에겐 연말연시를 느낄 겨를이 따로 없었다.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지난 한 해 내내 냉기를 품어온 데다 연말부터 매각작업이 다시 진행되고 있어서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5월 인도 가전회사인 비디오콘과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뒤 5개월여 동안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 정도인 1500여명을 떠나보냈다.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해 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1년에 한 번 열리는 통과의례인 종무식과 시무식이 자취를 감췄다.
흔들리는 배의 향배는 선장의 판단이 결정한다.
대우일렉의 선장인 이승창 사장이 뒤늦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1년을 회고하고,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평소 말을 아껴오면서 구조조정에만 매진해온 이 사장이 던진 화두는 세 가지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읍참마속(泣斬馬謖) 절체절명(絶體絶命).잠시 그의 말을 빌어보자."가족이나 다름 없는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절치부심 각자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준 데 대해 거듭 감사드립니다.
(중략)그동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대규모의 손실과 출혈을 감내할 수 있었던 것도 건강한 회사로 가는 열쇠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략)올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익을 내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과 맞물려 우리가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가 냉철하게 의식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평소 자신의 승용차에 여러 권의 책을 비치해 두고 읽을 정도다.
지난해 말 그의 차를 얻어 탄 일이 있었다.
당시 대우일렉은 재매각 돌입을 목전에 뒀을 때다.
그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어도 예단하지는 않는다"면서 기자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경구를 건네줬다.
이 사장의 신년사를 꼼꼼히 읽어내려가면서 연말에 전해받은 경구가 오버랩된다.
"복(福)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겸손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히 생각하는 데서 생긴다."
이 말을 다시 이 사장과 대우일렉 임직원에게 새해 덕담으로 드린다.
김현예 산업부 기자 yeah@hankyung.com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지난 한 해 내내 냉기를 품어온 데다 연말부터 매각작업이 다시 진행되고 있어서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5월 인도 가전회사인 비디오콘과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뒤 5개월여 동안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 정도인 1500여명을 떠나보냈다.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해 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1년에 한 번 열리는 통과의례인 종무식과 시무식이 자취를 감췄다.
흔들리는 배의 향배는 선장의 판단이 결정한다.
대우일렉의 선장인 이승창 사장이 뒤늦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1년을 회고하고,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평소 말을 아껴오면서 구조조정에만 매진해온 이 사장이 던진 화두는 세 가지다.
절치부심(切齒腐心) 읍참마속(泣斬馬謖) 절체절명(絶體絶命).잠시 그의 말을 빌어보자."가족이나 다름 없는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절치부심 각자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준 데 대해 거듭 감사드립니다.
(중략)그동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대규모의 손실과 출혈을 감내할 수 있었던 것도 건강한 회사로 가는 열쇠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략)올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익을 내야 합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과 맞물려 우리가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는 것을 여러분 모두가 냉철하게 의식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평소 자신의 승용차에 여러 권의 책을 비치해 두고 읽을 정도다.
지난해 말 그의 차를 얻어 탄 일이 있었다.
당시 대우일렉은 재매각 돌입을 목전에 뒀을 때다.
그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있어도 예단하지는 않는다"면서 기자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경구를 건네줬다.
이 사장의 신년사를 꼼꼼히 읽어내려가면서 연말에 전해받은 경구가 오버랩된다.
"복(福)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겸손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히 생각하는 데서 생긴다."
이 말을 다시 이 사장과 대우일렉 임직원에게 새해 덕담으로 드린다.
김현예 산업부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