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위성.통신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본격화되는 통신사업자 중심의 인터넷TV(IPTV)나 위성방송의 공동수신설비(SMATV) 등에 대처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펴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비디오(DV)'라는 공동 브랜드(로고)를 내놓고 지난해부터 공동 광고를 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케이블 방송사들은 조승우 김아중과 같은 톱스타를 내세워 DV 브랜드를 통해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느라 이미 100억원대의 광고비를 썼다.

케이블TV 방송사인 CJ케이블넷 큐릭스 티브로드 등은 공동출자를 통해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을 설립,인터넷전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 형태로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통신 업계의 '안방'까지 치고 들어가는 양상이다.

디지털미디어센터(DMC) 통합 움직임도 활발하다.

DMC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 신호를 송출하는 방송센터.현재 케이블 방송사별로 다른 표준을 사용하는 DMC가 통합되면 셋톱박스 사양이나 리모컨 환경 등이 일원화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한층 편해진다.

케이블 업계는 이 밖에 동영상 서비스 제공회사인 '홈초이스'를 공동으로 설립하고,각 방송사의 채널 편성.변경 시기를 통일해 프로그램 공급자들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내 케이블TV 방송사들은 권역별로 분할돼 있어 거대 통신사와의 경쟁에서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업계의 공동대응은 미디어 환경 급변으로 불가피해졌다"며 "힘을 합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 도태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