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럽서 의미있는 점유율 기대

삼성, 고가폰 시장 주도권 더 강화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안승권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부사장)을 만난 지난 4일.그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1년 365일이 한눈에 들어오는 '연력(年曆)'이 맨먼저 눈에 띄었다.

안 본부장은 그 캘린더 속에 올 한 해 구상을 마친 듯했다.

"숫자에 연연하지는 않을 겁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1억대 이상도 가능하겠죠." 안 본부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LG전자는 전 세계에서 휴대폰 8000만여대를 팔아 휴대폰 누적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또 휴대폰 판매 세계 4위(약 1억대) 소니에릭슨을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안 본부장은 "금.은.동이 아니라면 별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유럽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유럽식(GSM) 휴대폰 시장 공략에 무게를 뒀다.

안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와 '특화 휴대폰' 출시를 들었다.

그는 "두루뭉술한 제품보다는 특정 기능을 강조한 제품을 내놓겠다"며 "500만화소 카메라폰 '뷰티'와 같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LG전자의 최대 약점을 묻는 질문에 유통 채널을 꼽았다.

지역 판매 채널이 부족한 게 아쉽다는 것이다.

그는 또 "휴대폰은 이제 기능을 넘어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아야 한다"며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흥시장에선 노키아 같은 거대 회사와 저가 공세로 맞붙기 힘들다"며 "개발도상국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해 LG폰이라면 1달러라도 더 주고 살 수 있도록 가치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신흥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흥시장의 휴대폰 부문 성장률은 선진국보다 2.5배 이상 높고 가입자 수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모토로라를 제치고 휴대폰 판매량 세계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아웃소싱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두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공시한 바 있다.

또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하기 위해 신흥시장에 연구.개발(R&D) 센터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최근에는 폴란드와 인도에 추가로 R&D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9개 국가에 10개의 휴대폰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진국에서는 3세대(3G)폰,고화소 카메라폰,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제품을 더욱 늘려 지난해 1억6000만대였던 휴대폰 판매량을 올해는 2억대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사업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22개 국가의 35개 사업자와 와이브로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 스프린트-넥스텔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 휴대폰 243만대를 팔아 12.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팬택계열은 '흑자 전환'을 올해의 목표로 정했다.

매출 목표는 2조원대.2011년까지 매출을 이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픽스앤맥스(Fix & Max)'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