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관련 의혹을 파헤칠 특별 검사에 정호영 변호사가 7일 임명된 가운데 법무부가 '이명박 특검법의 일부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향후 헌재의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사건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지난해 12월26일 국무회의에서부터 일관되게 특검법의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다"며 "그 기조를 유지하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해 헌재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특검법이 입법권의 한계를 넘어서 특정개인(이명박 당선인)을 대상으로 한 처분적 속성이 짙어 위헌성이 있다는 점과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줘 수사와 재판을 분리하는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는 내용을 의견서에 적었다.

또 참고인의 출석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한 '동행명령제'가 헌법상 영장주의에 위배되고 특검제가 검찰수사에 대해 보충적.예외적 성격이어야 한다는 점,특검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검찰수사권의 본질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포함시켰다.

또 다른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로서는 이명박 당선인과 '코드 맞추기'가 아니라 법률가로서의 냉정한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와 함께 헌재로부터 의견 조회를 요구받은 대법원은 아직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으나 '의견 없음'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또 다른 사법적 판단기관인 헌재 측에 의견을 보낸 뒤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결정이 내려진다면 혼란이 생길 수도 있지 않으냐"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는 김재정씨 등 이 당선인의 친인척이 낸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헌재로부터 통지가 오는 대로 답변을 정리해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 특검'의 특별 검사에 정호영 전 서울고등법원장을 임명했다.

정 특검은 향후 7일 이내 10명의 특검보 후보자를 추천하는 등 수사 준비에 착수할 방침이다.

문혜정/정태웅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