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디지털 기기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시대가 온다.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말이나 몸짓으로 입력하는 방식이 보편화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내놓은 '디지털 10년' 비전이다.

그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티안 호텔에서 열린 전자전시회 'CES 2008' 전야행사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10년은 음성인식,동작인식 등을 이용해 디지털 기기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감성 입력이 키보드나 마우스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PC를 비롯한 디지털 기기 신제품이 나오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

기기마다 입력 방식이 다르고 조작 방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게이츠 회장은 음성,터치,동작 등 새로운 입력 방식이 이런 두려움을 없앨 것이라고 예상했다.

말이나 몸짓으로 사람과 기기가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연설 도중 터치나 동작으로 제어할 수 있는 유리탁자형 PC 신제품 '서피스(Surface)'를 시연했다.

탁자를 꾹꾹 누르기만 하면 자신에게 맞는 스노보드를 디자인할 수 있고 이미지를 모바일 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회사에서 개발 중인 '텔미'라는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음성으로 정보검색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MS의 차세대 전략도 밝혔다.

ABC,월트디즈니,MGM 스튜디오 등과 제휴를 맺고 드라마나 영화를 '엑스박스' 게임기로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NBC 방송사와 손잡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방송화면을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NBC 올림픽 온 MSN' 계획도 공개했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포드 자동차의 일부 기종에 적용하기 시작한 '싱크'라는 음성제어 기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싱크는 운전자가 말로 곡을 고르거나 전화를 걸 수 있는 기술이다.

포드는 '머큐리'와 '링컨'에 이 기술을 적용해 1년 동안 1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10년의 디지털 시대는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사용자가 PC,휴대기기 등을 통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도록 윈도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