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7일 전당대회 경선을 거치지 않고 중앙위원회를 통해 '교황식 선출 방식'으로 차기 대표를 뽑기로 했다.

중앙위원들이 새 대표 후보감을 1명씩 적어낸 뒤 이 가운데 상위 5명을 일차적으로 추려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실시하는 형태로 사실상 변형된 합의추대 방식이어서 '손학규 대표 체제'가 유력하다.

신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위 회의를 갖고 전대 경선이냐,중앙위 합의선출이냐 등 새 대표 선출 방식을 놓고 기립 표결에 붙인 결과 '찬성'이 200명으로 '반대'(13명)를 큰 차이로 압도했다.

구체적 합의선출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이어진 표결에서는 181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교황식 선출이 채택됐다.

신당은 10일 중앙위를 재소집,교황식 선출 방식에 따라 새대표 선출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새 대표는 최고위원 추천 권한까지 갖게 되며 임기는 이번 총선 때까지다.

신당이 합의추대에 가까운 형태로 새 대표를 뽑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수도권 초·재선과 386그룹, 일부 중진들의 지지를 받아온 손 전 지사가 선출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끝까지 경선을 강하게 주장했던 정대철 상임고문과 백낙청 교수 등 외부인사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추미애 전 의원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경선을 실시할 경우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설사 손 전 지사가 경선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취약한 당내 조직기반 등을 감안할 때 당선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이날 중앙위에서 새 지도부 구성방안이 가닥을 잡으면서 쇄신안을 둘러싼 신당의 내분은 일단 불안하게나마 봉합상태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경선파들이 '한 명이라도 희망자가 있다면 경선해야 한다'는 당헌 당규상 원칙을 들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쇄신안에 담긴 인적 쇄신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당내 불만도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에 이어 같은 당 심재덕 의원(수원 장안구)이 7일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이날 탈당했다.

일부 중진들도 불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불출마 러시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심 의원은 "정치가 국민한테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존경받지 못할 사람들이 앞장서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최근 신당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실망이 컸다"며 "정치 일선에서 떠나 국민,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화장실 문화 개선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과 4선의 임채정 국회의장(서울 노원병)도 불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