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첫 5거래일간의 주가 흐름이 연간 증시 방향과 큰 연관성을 가진다는 분석도 있었던 터여서 최근 일주일간의 움직임은 시장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층 더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수 반등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 경제는 여기저기서 경고음이 들리며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연말 '사자'로 돌아서는 듯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매도 공세를 강화, 국내 증시에 한층 부담을 더하고 있다.

8일 오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6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선물 외국인들도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소규모이긴 하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일엔 올해 첫 옵션만기일을 맞게 된다.

그간 상당한 물량이 청산된 상황이어서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시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다.

투자심리가 가뜩이나 쪼그라든 상황이어서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날 경우 지수 낙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배당락 이후 출회된 매수차익잔고 청산 규모는 약 1조6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신증권은 이미 빠져나갈 차익잔고는 대부분 빠져나간 상태여서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매물은 3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도 "12월 이후 유입된 대부분의 물량이 출회돼 단기 물량의 청산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10월말 이후 유입돼 청산되지 않고 있는 물량이나 인덱스 펀드의 현물 보유분인 1조7400억원 정도가 2차 유출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번주 시장 베이시스 수준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주중 차익매도에 의한 물량 부담은 6000억~8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정했다.

11월말 높은 시장 베이시스에서 유입돼 매물화되지 않은 물량으로, 오는 10일 옵션만기를 이용해 청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선물 외국인들이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경우에는 베이시스가 급등하면서 그 동안 출회됐던 물량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관건은 외국인의 선물 매매 동향과 베이시스 추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부 비차익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점은 프로그램 매도에 따른 하락 압력을 줄여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한주성 연구원은 "올해 개장 이후 차익프로그램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비차익은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면서 "이는 성장형 펀드 설정액의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쨋든 옵션만기때까지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수급 구도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옵션만기가 지난 이후에는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연초 불거진 매수 공백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며 대내외 모멘텀 부족 속에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던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옵션 만기를 통과하면서 다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매도 강도를 키우더라도 수급 측면에서는 이를 버텨낼 체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최근 들어 기관들이 저점 매수에 꾸준히 나서고 있고 주식형 펀드의 잔고 추이도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하방 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