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하루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면서 집먼지진드기,애완동물의 털이나 배설물,담배연기,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실내공기오염물질 등에 의해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비염,아토피 피부염 등을 앓거나 유사 증상으로 불편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내에서 피해를 입게 되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의 유해성과 대처요령을 알아본다.


◆집먼지진드기

자체적으로는 사람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으나 진드기의 배설물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런 진드기는 침구,카펫,천을 씌운 가구 등 집안 곳곳에 엄청난 수가 살고 있다.

먼지 1g 속에 최대 1만마리가 들어가 살 수 있다.

이는 침대에 1만마리가 넘는 진드기와 200만개가 넘는 배설물 덩어리가 들어 있다는 뜻.

배설물은 코나 눈의 안쪽,폐의 기도 안쪽에 있는 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다.

침대에 한번 앉았다 일어서는 등의 일상적 행동만으로도 배설물은 최소 30분 동안 공중에 떠 있다가 내려앉는다.


◆바퀴벌레

배설물 속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가 중요한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추정된다.

바퀴의 배설물은 집먼지진드기에 비해 훨씬 크고 무겁지만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면 공중에 뜰 수 있다.

배설물 자체 또는 바퀴의 알레르기 항원이 먼지 입자를 둘러싸서 함께 흡입될 수 있다.

어떤 연구는 배설물이라기보다는 바퀴의 페로몬(성적 유인물질)에 결합된 단백질이 알레르기 항원일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건물이 노후되고 저소득층이 밀집된 지역에서는 바퀴벌레로 인한 알레르기가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것보다 더 심한 것으로 연구돼 있다.

♣바퀴벌레 잡는 덫 만드는 요령


1.빈 병의 안쪽 윗부분에 바셀린을 얇게 바른다.

2.맥주에 적신 빵 4분의 1 조각을 병 안에 넣는다.

3.바퀴가 쉽게 꼭대기에 올라가 병 안으로 떨어지도록 병 바깥을 종이 타월로 감아 둔다.

4.바퀴가 미끼에 쉽게 접근하도록 병을 벽에 기대어두거나 끈끈이 덫을 주위에 설치한다.

5.실외에서 사용하려면 비가 들어가지 않도록 알루미늄 호일로 돔 형태의 덮개를 단다.

6.덫에 걸린 바퀴는 병에 주방세제와 뜨거운 물을 부어 죽이고 살균한다. 2∼3일마다 병을 세척하고 새 덫으로 교체한다.

< '알레르기 프리리빙'(서돌 간)에서 발췌 >



◆애완동물

천식을 앓는 사람의 40% 이상이 고양이 알레르기를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고양이와 함께 생활한 아이라면 80%가 천식을 앓게 된다는 통계도 있다.

고양이의 알레르기 항원은 주로 타액,피지선,눈물샘에서 발견된다.

고양이가 제 몸을 핥으며 몸단장할 때 항원이 털로 옮겨지고 털이 마르면서 공기중에 퍼진다.

이 항원은 크기가 아주 작아 진드기 항원보다 더 오랫동안 공기중에 떠있고 더 멀리 날아다닌다.

고양이가 실내에서 생활한다면 항원이 5배까지 증가한다.

애완견은 고양이에 비해 덜하지만 비듬 타액 소변 등에서 알레르기 항원이 방출된다.

개가 핥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을 보일수 있다.

개의 품종에 따라 알레르기 항원량은 달라질 수 있다.


◆알레르기 항원물질을 극복하려면

카펫을 치우고 목재나 리놀륨으로 만든 바닥재를 사용한다.

침대 소파 등 천의 표면에 쌓인 먼지를 흡인할 정도의 가급적 흡인력이 강한 진공청소기로 청소한다.

진드기를 박멸할 수 있는 스팀 청소기라면 더욱 좋다.

잠자기 직전엔 진공청소기 사용을 피한다.

공중으로 떠오른 먼지가 수면 중 흡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흡입된 먼지가 다시 공기중으로 퍼지지 않는지 확인한다.

장식품은 가급적 줄이고 유리 선반에 넣어 보관한다.

결 있는 마감재는 피하고 물걸레질이 가능한 벽지나 페인트를 선택한다.

먼지가 잘 쌓이는 커튼이나 수평·수직형 블라인드보다는 롤러브라인드를 설치한다.

천으로 된 장난감을 가급적 버리고 일주일에 한번 56도 이상의 빨랫물로 세탁한다.

가습기는 알레르기 항원의 서식환경을 좋게 하므로 가급적 중앙난방의 온도를 낮춰 습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습기는 청결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치므로 물을 뿌리는 숯,실내분수,가습 및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관상식물을 활용해본다.

샤워실 창턱 주방 지하실 등을 자주 환기하고 곰팡이가 잘 자랄 부위는 표백제로 청소하며 곰팡이 억제제를 도포한다.

음식물 부스러기나 싱크대 거름망을 자주 치우고 냉장고 밑,식기세척기 주변을 꼼꼼히 청소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면 차갑고 건조하며 신선한 공기가 들어와 진드기의 개체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조상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 내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