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맥도날드 간 '커피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가 국지전이었다면 2라운드는 전면전이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가 매장에 바리스타(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를 배치하고 전면전을 선포하자,스타벅스는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전면에 복귀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맥도날드가 올해부터 미국 내 1만4000여개 매장에 바리스타가 있는 커피 바를 설치하고 성장세가 약해진 스타벅스의 고객을 빼앗기 위해 3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의 메뉴를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가 내놓는 메뉴는 기존 커피보다 한 단계 수준을 높인 라테 카푸치노 모카 프라페 등으로 스타벅스 메뉴와 유사하다.

음식 조리대를 손님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카운터 뒤쪽에 설치해온 전통을 깨고 스타벅스처럼 커피 바를 카운터 앞쪽으로 전면 배치했다.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60~80센트 싼 1.99~3.29달러로 책정했다.

100억달러(9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겨냥한 총공세다.

1라운드의 선공도 맥도날드가 날렸다.

1993년 호주 매장 한쪽에 '맥카페'를 설치한 이후 2001년부터 미국 매장에도 도입하며 슬금슬금 스타벅스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따뜻한 아침용 샌드위치를 내놓으며 '맞불'을 지폈다.

1라운드는 맥도날드의 판정승이란 평가다.

맥도날드는 성공적인 방향 전환을 하면서 주가가 지난 1년간 31%나 상승했다.

반면 스타벅스 주가는 같은 기간 중 48%나 추락했다.

스타벅스는 작년 초 미국 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 리포트로부터 맥도날드의 커피보다 가격도 비싸고 맛도 떨어진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작년 11월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TV 광고를 내는 등 경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썼지만 전세를 뒤엎기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슐츠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이날 슐츠 회장이 CEO로 컴백한다고 보도했다.

슐츠 회장은 이탈리아 여행 중에 본 에스프레소 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에서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를 대중화시킨 주인공.2005년부터 스타벅스 CEO로 일해왔던 짐 도널드는 옷을 벗고 스타벅스를 떠나게 됐다.

슐츠 회장의 복귀는 수세에서 공세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스타벅스가 구축한 시장은 매력적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동안의 수성 전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공격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에도 커피 판매 강화는 '양날의 칼'이다.

커피 판매가 매장 운영을 느리게 만들어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데다 싼 음식을 찾아 맥도날드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커피는 이질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맥도날드는 커피 매출 확대로 216억달러의 연간 매출에 10억달러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